<속보> 강동구 시의원이 참 할 말은 많은데 정작 말을 못한 채 입을 다문 무기력한 모습의 부천시의회 체면을 겨우 살려주었다.

부천시의회(의장 오명근)는 14일 오전 10시 제138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1천879억9천988만원 규모의 제2회 추경예산안을 의결, 부천시 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특히 부천문화재단 박두례 상임이사의 연임동의안(임기 3년)에 대해 기획재정위 강동구 시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이의제기’를 신청, 1시간여 동안 정회에 들어가 연임동의안을 찬·반 표결에 부쳐 처리할 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벌인 끝에 이의신청을 수용하되 찬반 표결없이 기획재정위에서 원안가결(찬성)돼 올라온 연임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강동구 시의원의 박두례 상임이사 연임동의안에 대한 이의신청 제기는 시의회와 시집행부는 물론 지역사회에 분출되고 있는 부천문화재단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내부 조직운영에 따른 인사시스템 문제 등에 대한 반대기류를 대변한 것이어서 향후 문화재단 운영에 시의회의 견제심리가 강하게 분출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 하겠다.

한편 부천시의회가 이번 박두례 상임이사의 연임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어쩡정한 모습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더구나 시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경우 시집행부, 특히 ‘홍심(洪心·홍건표 부천시장의 뜻)’에 이끌리다시피 한 나머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실제, 박 상임이사의 연인동의안을 심사한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서 비공개 회의를 통해 찬·반 토론을 벌여 반대토론이 우세했는대도 불구하고 표결에 부치지 않고 위원회 전체의견으로 만장일치로 원안 가결돼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기획재정위서 반대의견을 개진한 강동구 시의원이 이의신청을 제기해 시의회의 체면을 겨우 살려줬으나 찬·반 토론 및 표결없이 이의제기 신청만 수용하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맥없이 ‘3년 더’ 부천문화재단을 공직 내·외부의 반대기류가 여전한 가운데 내맡긴 셈이다.
박두례 상임이사가 3년 임기를 다 채울 경우 홍건표 부천시장이 지난 2004년 6.5 부천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데 이어 2005년 5.31 지방선거에서 민선4기 시장으로 당선돼 부천시정을 이끄는 임기와 함께하는 것이어서 ‘최측근’이라는 공직사회 및 지역사회 인식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3년을 보장받은 박두례 상임이사의 향후 거침없는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는 것도 이같은 기류 때문이다.

한편 부천시의회에서 부천문화재단 박두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은 3년 전에는 초선의 김관수 시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이의 제기를 한데 이어, 3년 후인 이날도 초선의 강동구 시의원이 연임동의안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이의 제기를 한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입을 다문 나머지 시의원들에 대한 웅변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