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중소기업청 내정자가 18일 청와대에 사의 표명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중소기업청청이 언론에 전했으며, 이와 관련해 황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사의를 표명한 이유에 대한 자료를 곧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광주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은 벤처 1세대로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추가 업데이트>

황철주 중소기업청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공직을 맡기 위해서는 본인이 경영하는 회사의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문제로 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제14조 4항)에는 재산공개 대상자(국회의원과 장·차관을 포함한 1급이상 고위 공직자)와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본인 및 이해관계자의 보유 주식이 3천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 신탁하도록 돼 있다. 백지신탁을 한 뒤에는 60일 내 주식을 팔아야 한다.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원하지 않을 경우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공직 직무 관련성 심사 청구를 거쳐야 하며 관련성이 드러난다면 처분이 불가피하다.

중소기업청장은 차관급이기 때문에 백지신탁 대상자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황 내정자의 경우 전체 주식의 28%에 해당하는 보유 주식을 처분할 경우 사실상 회사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에 봉착하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내정자는 지난해에도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2년 동안 맡았던 벤처기업협회 회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추가 업데이트>

황철주 내정자는 이날 오후 4시29분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밝혔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중소기업청장이 되기 위해서는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하면 강제 매각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 내정자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경영권과 주식을 모두 내놓아야 한다면 어떤 기업인이 공직에서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겠냐”며 현행 공직자윤리법을 문제 삼은 것으러 알려졌다.

황 내정자의 발목을 잡은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는 고위 공직자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주식 거래에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주식 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서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아도 된다. 심사위는 국회와 대법원장, 대통령이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된다. 국회의원은 대부분 직무 연관성이 없는 상임위원회를 선택해 백지신탁을 피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는 기업인들이 고위 공직에서 일하게 될 경우 자신의 회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어 기업인 출신의 공직자들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기업가들의 공직 진출을 위해 백지신탁제도(Blind trust)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무 관련성 심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78년 공직자윤리법 제정 이후 모든 연방 공무원은 백지신탁을 의무화하고 있다. 연방 공무원들은 자신과 배우자, 자녀가 보유한 주식·채권·파생상품·임대 수익 부동산 등을 자신의 업무 등과 무관한 독립된 법인이나 사람을 수탁인으로 선정해 백지신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상 주식 백지신탁제도는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경우를 막자는 취지이지만, 이번 황 내정자의 낙마로 인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 여부는 한번쯤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경우에는 직접적 업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매각 또는 백지신탁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