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좀더 냉정하고 차분해져야 하겠다.”

21일 오전 개회된 부천시의회 제155회 임시회 마지막 회기 2차 본회의가 홍건표 시장과 시의회간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며 파행 끝에 결국 안건 처리를 하지 못한 채 시의회 개원이래 초유로 산회(散會)되는 모습을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생생하게 지켜본 김만수(45)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늦게 자신의 홈페이지(www.kimmansoo.netㆍ바로 가기 클릭)에 올린 ‘시의회 방청기’에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김 전 대변인은 “시장이 시의회의 본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해서 안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산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회에서 정운찬 총리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신청을 하고 이를 총리가 거부해서 국회가 파행을 겪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기초의회에서 시장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돌아오지 않아 산회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문제는 이같은 파행이 이미 부천시의회에서는 낯설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장이 시의원들을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나 ‘의원들만 말하고 시장의 입은 왜 막냐?’ ‘의원이 시정질문 답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냐?’ ‘문제가 있다면 고발해라. 고발해서 문제가 된다면 처벌받겠다’는 시장의 발언은 아무리 정당을 떠나서 이해하려고 해도 막무가내 시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건표 시장은 시의원들의 시정질문 보충질의에 응하라는 의장의 요구를 3차례나 묵살한 채 돌아가 버렸고 의원들은 산회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시집행부와 시의회 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시정부와 시의회는 각 기관의 존재 이유와 기관의 성격상 항상 화기애애한 관계를 가질 수는 없고, 특히 시의회는 시민의 입장에서 시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정에 참여하고 협조한다고 하더라도 그 방식은 본질적으로 긴장과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게 된다”면서 “그래서 시의원은 시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늘 까칠한 것이고 때론 불편한 존재일 수밖에 없어 시장과 시정부는 이를 인정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과 시의회 모두가 부천시를 위해서 일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 갈등하지만 때론 협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한 전제는 서로의 진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서로의 방식과 룰을 존중해야 신뢰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서로에 대한 신뢰, 그리고 각자의 정치력이 결합될 때 위기상황에서도 견제와 협력이라는 수레의 양바퀴가 작동할 수 있다”며 “그런 좋은 경험과 사례가 과거 부천시와 시의회 사이에는 있었다”고 술회하며 “부천시가 좀더 냉정하고 차분해져야 하겠다”고 밝혔다.

김만수 전 청외대 대변인은지난 1995년 오정구 워종2동에서 2대 부천시의회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2001년까지 3대 시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전 대변인 지난 13일 열린 이번 임시회 첫날 시정질문도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지켜본 소감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 15일 ‘시의회 방청기’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시의원들의 시정질문을 들으면서 사실 깜짝 놀랐다. 질문의 내용과 태도 등등이 기대했던 것 훨씬 이상으로 깊이가 있었고 질문을 몰아가면서 주제를 요리하는 솜씨가 품격이 있었다”며 “나도 시의원으로 일할 때 나름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소위 날리던(?) 의원이었는데 지금의 부천시의회는 그때보다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승동 의원은 공무원일때도 그랬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가 인상적이었고, 박노설 의원은 방범CCTV문제 하나만을 다루면서도 20여분 내내 긴장감 있는 질문 전개 솜씨를 보여줬고, 류재구 의원은 부천시 전체적인 사안과 지역구의 현안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논리적인 설득력으로 본회의장을 압도하는 힘이 있어 의장까지 지낸 노련함이 묻어났고, 이환희 의원 역시 결정적인 문건을 확보해서 그런지 그냥 듣기만 해도 문제가 무었인지 알수 있게 질문을 구사했다”고 시정질문에 나선 의원들의 이름까지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21일 올린 두 번째 ‘시의회 방청기’에서는 임시회 파행 및 산회 현장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내년 6월2일 실시될 예정인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민주당 부천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37개 동 전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만나는 지역현장의 모습과 시민들에 대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39개 동별로 사진을 올리고 부천시의원에서 청와대 대변인까지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코멘트를 달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