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21일 오전 열린 부천시의회 제155회 임시회 마지막 회기인 2차 본회의가 홍건표 시장과 끝없는 대치에 이은 시집행부의 본회의장 출석 거부로 인해 각종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결국 산회(散會)되는 파경을 맞았다.

이날 임시회 파행으로 2009 행정사무감사 계획승인안 및 제4차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과 2010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등 23건의 각종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파행의 발단은 지난 13일 벌인 시정질문에 대한 시집행부의 답변 순서에서 홍건표 시장이 자신의 사과를 요구한 김관수 의원에 맞서 의회에 사전 배포한 답변서와는 별도로 의회의 결정사항에 대해 ‘시장의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한윤석 의장조차 모른 채 현장에서 배포하고 답변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홍 시장은 이날 시의원들이 시정질문을 한 만큼 시장을 비롯한 시집행부의 답변도 들어야만 한다고 완강하게 맞섰고, 시의회에서는 시정질문에 관한 내용만 답변할 것을 요구하며 별도 답변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끝없는 파행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파행이 계속되자 더이상 본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한윤석 의장은 이날 오후 4시가 훨씬 넘어 의원 총회를 소집, 20명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의총에서는 임시회 산회를 선포한 뒤 추후에 하루 일정의 임시회를 열고 오는 11월24일~12월2일까지 실시할 예정인 2009 행정사무감사 계획승인안만 처리하고 나머지 안건은 보류하자는 의견에 17명의 의원들이 동의했고, 3명은 다른 안건까지 처리하자는 의견을 냈으며 1명은 이날 임시회를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토록 하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윤석 의장은 다수 의원들의 입장을 수용해 결국 오후 6시가 되기 직전인 오후 5시50분께 제15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의 산회를 선포했다.

홍건표 시장을 비롯한 시집행부 간부공무원들은 이날 시정질문 답변을 답변서를 대체하고 보충질문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하고 시의회의 다섯차례에 걸친 본회의장 출석 요구에 불응해 연유가 어찌됐든 부천시민의 대의기관이자 시정 동반자 관계인 “시의회를 경시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의회는 이에 따라 앞으로 하루 일정의 임시회를 소집해 2009 행정사무감사 계획승인안건만 처리할 예정이지만, 이달 중 임시회 소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시회를 소집하려면 의원 3분의 1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굳이 2009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당초 11월24일~12월2일까지 실시하지 않아도 내년 1월이나 7월쯤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기도내 기초의회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7월에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있어 2009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놓고도 의원들간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의회가 하루 임시회를 소집해 2009 행정사무감사 계획승인안만 처리하고 이번 제155회 임시회에서 심사한 나머지 22개 안건 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부천시의 2001년도 예산 편성에도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전망이다.

2009년도 제4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과 2010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에 대한 예산 편성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155회 임시회의 산회 이후 후폭풍은 시집행부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