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윤병국 시의원(대통합민주신당. 부천 라선거구)은 23일 ‘의정일기’를 통해 어제 심의, 원안가결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안’과 관련, “미등록 외국인(불법 체류자)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독소조항을 포함해 자신이 속한 상임위에서 통과됐다”며 적지않은 우려를 나타내며 “미등록 외국인들이 범죄자가 아니라고 끝까지 주장해보겠다”면서 26일 본회의장에서 문제 제기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윤 시의원은 “이 조례안의 핵심은 미등록 외국인(블법 체류자)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전국 지자체에 시달한 표준조례안에에 ‘출입국관리법에 의한 미등록 외국인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명기돼 표준안대로 조례를 제정한다면 명백히 불법체류자 지원금지조례가 되고 마는데도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는 행자부안대로 조례를 제정하고 나섰고 부천시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천시는 지난해 12월 행자부 표준안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고,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에 이 사실을 알려 외국인 지원단체들의 반대의견 제시가 있었고 시는 조례 제정 움직임을 중단했다”면서 “지난 8월 미등록 외국인 지원을 금지한 단서를 삭제하고 다른 내용을 보강한 조례안을 만들어 간담회를 열 당시 시집행부는 조례를 발의할 기회를 달라고 했으나 시집행부가 새로 만들어 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여전히 불법체류자 배제를 명시한 단서가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미등록 외국인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어느 법에도 위반되지 않는다”며 “흔히 불법체류자로 부르는 이 사람들은 무슨 범죄자가 아니라 단지 체류에 대해서만 법을 위반했다는 의미이고, 출입국관리법에 의한 체류조건이나 체류기간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출입국관리법 어디에도 이들에 대해 인도적인 지원을 하지 말라는 조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의무교육 허용, 노동조합 결성 허용, 긴급 의료지원 등 불법체류자와 그 자녀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사항들을 설명하고 변호사의 법률 검토를 제시했어도 결국 문제의 단서조항을 빼지 못한 채 조례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고 말았다”고 했다.

윤병국 시의원은 “조례안을 재심의하기 위해 보류라도 해달라는 주장도 짓밟혀 버렸다”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120만명의 국민이 미국 땅에 불법체류하는 것이 현실이고, 외국인들이 없으면 산업이 유지될 수 없는 것도 현실인데도 불법 운운하며 결식아동을 도울 것인가, 불법 체류자를 도울 것인가 하는 말도 안되는 논리에 붙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총무과장이 조례안을 제안 설명하면서 외국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한 것은 외국인들을 전부 예비 범죄자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불법 체류자 지원을 금지하면 외국인 범죄가 사라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부천시는 이 조례가 없는 현재도 1억6천만원 정도의 예산을 거주외국인을 위해 지원해 왔고, 체류 자격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았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며 “그런데 이번 조례가 제정되면 기존의 작은 지원조차도 불법이 되고 기존의 지원마저도 차단해 버리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윤 시의원은 “목포시는 이같은 단서를 없애고 조례를 제정했고, 대구 달서구, 천안시, 성남시, 안산시는 단서를 보완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조례를 제정했다”며 “인도적인 조례를 제정하자는데 부천은 이같은 독소조항을 포함한 거주외국인 조례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