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갈지(之) 자’ 생활체육 행정을 펴려다가 부천시의회에서 강한 질타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부천시는 시의회 제143회 임시회에 상정한 제1회 추경예산에 부천시 생활체육협의회(회장 이태영) 회화장배 체육대회 개최를 위해 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16일 오후 열린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박종국)에서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

부천시 생활체육협의회 산하 개별종목에서 활동하는 부천시민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시의원들이 관련 예산에 대해 어금니를 깨물고 전액 삭감한 배경을 무엇일까.

생체협의회장배 체육대회는 홍건표 시장이 2004년 6.5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제9회까지 개최돼 왔으나, 연합회장배 종목별 체육대회도 있고 부천시장배 체육대회도 있는데 굳이 예산 낭비를 해가면서 협의회장배 체육대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느냐며 중단시킨 이후 3년동안 열리지 못했다.

당시 부천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간 역할 분담에 따른 구조조정 과정에서 홍 시장과 이세웅 전임 회장이 끄는 생체협의회 임직원들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일정 부분 작용해 생체협의회장배 체육대회 중단 과정에서 회원들이 강력 반발하기도 했었다.

그러는 동안 생활체육협의회는 최근 이태영 ㈜낫소 대표이사가 회장을 맡아 이끌어 가게 됐고, 부천시는 이번 제1회 추경예산에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제10회 생체협의회장배 체육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5천만원의 예산을 올린 것이다.

재선 의원으로 ‘송곳 질문’ 의정활동으로 잘 알려진 통합민주당 소속 김관수 의원이 행정복지위 예산심의에서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김관수 의원은 “2004년에는 예산낭비라는 이유로 중단시켜 놓고 지금에 와서는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시 개최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고 홍건표 시장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협의회장을 맡아서 체육대회를 다시 개최하려 한다면 정치적인 냄새가 난다고 밖에 할 수 없다”며 전액 삭감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행정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이날 계수조정에서 단 한명도 이견을 달지 않아 부천시 생활체육협의회 회장배 체육대회 예산 5천만원을 전액 삭감시키는데 사실상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같은 시의회 기류라면 예결특위에서도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놓기 위해 시집행부가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명분만을 앞세우기에는 궁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