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부천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의 감투 욕심에 곱지 않은 시선이 본회의장에서 반란표로 이어진데다, 특정지역에 대한 경계 및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간 갈등과 반목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했다.

부천시의회는 31일 오전 제154회 임시회를 개회, 전격 사퇴한 김승동 건설교통위원장의 남은 임기를 이끌 한나라당 몫의 후임 위원장 선출을 위해 이날 본회의장에 출석한 재적의원 28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초선의 주수종(48) 의원이 15표를 획득해 후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초 후임 위원장 선출이 확실시 됐던 박동학(52) 의원은 11표에 그쳤고, 나머지 2표는 한상호 의원 1표, 기권 1표 였다. 이날 박종국, 김원재 의원은 개인 사유로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뜻밖의 결과로 건교위원장에 선출된 주수종 의원은 물론 위원장 직을 자신의 몫을 생각한 박동학 의원 모두 깜짝 놀라고 당황스럽게 한 ‘반란표’가 나온 것은 김승동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박동학 의원의 위원장 흔들기 및 지나친 감투 욕심에 대한 재선급 이상 의원들이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건교위원장 선출은 김승동 전임 위원장이 시의회 개원이래 초유로 위원장직 중도 사퇴라는 카드를 던진 배경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위원장 직을 사퇴할 만큼 심각할 줄은 사실상 몰랐다.

이에 따라 김승동 전임 위원장이 후반기 의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인데다, 내년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으로의 출마가 예상돼 3개월 전에 시의원 직을 그만 두어야 하는 개인적 정치 행보가 놓여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임시회를 눈앞에 두고 행정사무감사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위원장 직을 전격 사퇴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과 함께 자칫 소속 의원들간 상임위원장 감투 만들어 주기를 위한 좋지 못한 선례(先例)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전반기 간사를 맡았던 박동학 의원이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막상 이날 본회의장에서 뚜껑을 연 결과는 박동학 의원을 밀어주자는 입장을 앞장서 밝힌 주수종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되고 말았다. 당사자인 주수종 의원 본인마저도 무척 당황스런 표결 결과가 나온 셈이다.

반면, 후임 위원장 직을 따논 당상으로 생각했던 박동학 의원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란표에 경악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받아든 뒤 곧바로 시의회를 빠져 나가야 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문제는 건교위원회 소속 의원 11명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7명이 간사를 맡고 있는 ‘박동학 위원장’ 카드를 들고 나머지 상임위 소속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11명)에게 건넸으나, 전임 김승동 위원장의 전격 사퇴 배경과 맞물려 거부반응이 적지 않았다는 점과, 후임 위원장 선출에 앞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간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본회의장 표결에서 보다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중 조정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날 본회의장에서의 반란표는 이같은 위원장 흔들기에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했고,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밀어주기 행태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상호 의원의 1표가 본인이 던졌든, 아니든 간에 이를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후반기 원구성 당시 의장 선출 당시 박동학 의원의 갈지자(之) 행보도 반란표로 작용하는 빌미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날 건교위원장 선출에 있어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12명)은 누가 되든 한나라당 몫인 관계로 호불호(好不好)식 선별 투표를 편안하게 하며 결과를 지켜보는 이른바 ‘꽃놀이패’로 표결에 임한 것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으면서도 시집행부에 결국은 끌려가는 모습을 내내 보여온 한나라당의 모래알 같은 독자적 의정활동에 치명타를 더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