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가 부천시와 시의회 관계를 대립과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속개된 부천시의회 제14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시정질문 답변에서도 엑스포로 인해 골이 깊어진 시 집행부와 시의회간의 신경전이 예상했던 시나리오 그대로 ‘또’ 재현됐다.

홍건표 시장은 이날 시정질문 답변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이번 시정질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가장 이슈였던 엑스포에 대해 시정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

홍 시장은 올해 개최된 프레(Pre) 엑스포에 대한 평가에서도 용역 결과를 근거로 들며 “분명 성공한 엑스포였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내년도 엑스포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급기야 김관수 기획재정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시정질문 요지에도 없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며 제지에 나서 10분간 정회를 하기도 했으나, 홍 시장도 물러서지 않고 “김문호 의원이 시정질문에서 언급한 엑스포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이라며 “의원은 마음대로 질문하고 시장은 답변을 하지 말라는 것은 이상한 것 아니냐. 시정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왜 자꾸 막느냐”고 되받았다.

홍 시장은 엑스포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의회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며 “상습적인 기자회견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이며, 앞으로도 부천시를 위해 부당한 결정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어떤 정책이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엑스포는 성공적이었던 만큼 의회에서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달라”고 전액 삭감된 엑스포 예산 60억원 살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부천시의회가 내년도 엑스포 예산 60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 홍건표 시장은 지역 내 각종 행사에 참석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획재정위와 시의회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의회와 갈등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의회에서도 시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제148회 정례회가 끝난 이후에는 더욱 어쩡정한 태도를 보이면서 성큼 다가오는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더욱 느슨해질 수밖에 없어 ‘얼어붙은 엑스포 갈등’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