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결국 숫적으로 밀어부쳐 안되는 게 없다. 결국 이럴 거면 그동안 무에 그리 ‘보류’, ‘부결’이라는 전철을 밟으며 ‘앓던 이’로 놔두었는가 하는 힐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에서 결론이 뻔한 가운데 줄다리기를 해온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공유재산계획변경안’이 4월1일 오전 내내 관계공무원으로부터 질의 답변과 찬반 토론을 벌이고 이날 오후 3시께 5대4로 찬반 의견이 나눠진 끝에 싱겁게 통과됐다.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 9명 중 5명으로 숫적 우세를 보인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언제 무형문화재 공방거리를 탓 했느냐”며 한 목소리로 찬성 의견을 내면서, 4명으로 숫적 열세에 놓인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 목소리를 가라 앉혔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기획재정위에서 시집행부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옥신각신하며 떠들썩하게 했던 ‘부천무형문화엑스포2009’ 관련예산 20억원과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 처리 여부 역시 키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오롯이 쥐고 있었던 셈이다.

까닭에 “안되게 했던 것도, 되게 한 것도” 모두 한나라당 시의원들에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의 지역내 여론과 공천이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까.

아무튼 어제 민주당 김관수 위원장이 홍건표 시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공방거리 안건 상정을 거부한 끝에 그나마 홍 시장이 하루 일과가 다 끝나갈 무렵인 오후 5시50분께 기획재정위를 전격 방문해 깍듯히(?) 사과하는 ‘특효 처방’이 있는 터여서, 오늘 공방거리 안건 심의는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에게는 통과를 전제로 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동안 그렇게 호통치고 문제삼았던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안건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는 “우리가 언제…”라는 식으로 ‘찬성ㆍ찬성ㆍ찬성ㆍ찬성ㆍ찬성’을 5명이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요컨대, 기획재정위가 왜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안건을 통과시켰느냐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결국 이럴 것을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왜 이제서야 찬성했느냐를 꼬집는 것이다.

“씁쓸하네요”라는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의 한마디가 그동안 기획재정위에서 부천무형문화엑스포 예산과 공방거리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둘러싸고 벌집 쑤셔 놓은 듯 했던 모습이 한편의 우화(寓話)처럼 눈에 선하다. 공교롭게도 4월1일은 만우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