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부천무형문화엑스포(이하 2009엑스포) 개최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 5명 찬성, 민주당 소속 의원 4명 반대로 갈렸던 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김관수ㆍ민주당)가 2009년 상임위 활동의 운영 기조로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사자성어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호시우보(虎視牛步)’는 호랑이의 예리한 관찰력과 소의 신중한 행보를 일컫는 말이다.

기획재정위가 5대 전반기 의회에 이어 후반기 의회에서 가장 큰 골치거리 였던 부천무형문화엑스포라는 짐을 일단 덜고 난 후에 이 사자성어를 올해 상임위 운영의 화두로 택한 것에 대한 그 의미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은 2009엑스포 개최 동의안이 소속 의원 9명의 의견 돌출을 이끌어내 처리한다는 방침에서는 일단 비껴났지만, 도비 20억원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시비 20억원의 예산을 반영하는 조건부 승인을 한 것을 철저히 지키고 또다른 옵션은 결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정은 물론 회사에서도 살림살이가 어려우면 씀씀이와 경비,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는 만큼 시 집행부가 그토록 애달아 했던 엑스포 개최의 명맥을 이어가도록 임시 위원장 선출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선택하여 해 준 이상 더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는 시집행부를 향한 메세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위는 도비 20억원을 확보하고 시비 20억원과 자체 수입(16억원, 유동적)으로 올해 원년 엑스포(제1회)를 개최하라는 것을 분명히 한 이상 나머지 시집행부에서 상정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것이라 하겠다.

기획재정위에서 다룰 안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상동신도시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경기도 문화마을 조성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무형문화재 공방거리 2단계 조성사업 및 138층 규모의 최고층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시청사 인근 옛 ‘문화예술회관’부지(원미구 중동 1153번지)의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이다.

이 두개의 안건은 지난해 12월11일 기획재정위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보류’ 결정을 내려 계류중에 있어 어디까지나 안건을 다루는 것은 기획재정위 소관 업무로 귀착돼 있다.

시 집행부는 앞으로도 이 두개의 안건 처리를 위해 기획재정위를 끈질기게 설득하는 작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은 1단계 공방거리사업으로 신축한 한옥 건축에 있어서 중대한 문제점이 발견된데다 7개 공방에 상주할 무형문화재 인사 선정 및 실제 상주하고 난 후에 운영 프로그램 등을 지켜보는 한편 경기도에서 확실하게 문화마을 조성 청사진을 밝혀야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청사 인근 옛 문예회관 부지 및 호텔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어 138층의 부천 최고층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추진하는 것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 등 현재의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매각을 추진할 경우 제대로 땅값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한 할 사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위는 또 시 집행부가 총사업비 56억2천100만원을 들여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 피해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중앙공원 야외음악당 이전 신축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소음 피해 해소가 안될 뿐 아니라 이전하는 장소에 대한 소음도 측정도 3D 시뮬레이션에 의한 추정치라는 지적을 제기하며 부결시킨 상태다.

반면, 재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역곡북부시장 건물 매입 및 고객지원센터 주차장 건립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서는 통과시켰다.

기획재정위는 이처럼 2009엑스포 개최 동의안은 논란 끝에 통과시켜 주면서 한나라당 대 민주당 소속 의원들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정당 대결구도로 비화될 소지를 남기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시 집행부의 체면을 세워준 만큼, 엑스포와 관련하여 시비 20억원 외에 일부에서 우려하는 시 집행부의 플러스 알파의 예산 편성 시도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서먹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 복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기획재정위가 2009년 상임위 운영 기조로 호시우보(虎視牛步)하는 사자성어를 선택한 것은 엑스포의 짐을 던 이후 시 집행부를 향한 본래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위해 긴 호흡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게 하고 있다.

김관수 위원장은 설 명절 전에 전직 의장 오명근 시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 전원에게 전화 통화를 하고 “위원회를 잘 꾸려가자”는 당부의 말과 함께 덕담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