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추모공원 용역예산 처리문제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간 첨예한 대립으로 지난 18일 개회된 부천시의회 제135회 임시회 본회의가 자동 산회된 이후 양당 협상대표단간에 의견조율을 위한 협상이 진통을 거듭한 끝에 지난 30일 합의를 이끌어내 2주일만인 31일 반나절 일정의 제136회 임시회가 열려 시집행부가 올린 1천731억원 규모의 제1회 추경예산안과 6월을 넘겨서는 안될 부천시 시세조례개정안 등 11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2주일간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전체 의석 30석 중 18석의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 속속 의원들이 11석의 의석을 가진 열린우리당과 협상 과정에 보여준 모습은 시종일관 밀리는 분위기였다.

지난 18일 개회된 제135회 임시회에서도 열린우리당과 화장터 반투위가 차례로 의장실을 점거, 오명근 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원천 봉쇄해 결국 임시회 본회의가 시의회 출범 이래 처음으로 자동 산회될 때까지만 해도 양당간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추모공원 용역예산을 한나라당 협상안대로 강경 처리한다는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당초 제시했던 협상안(장사시설 용역비 6억원 삭감, 진입도로 개설 용역비 2억1천만원 반영)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벼랑끝 협상으로 맞서자,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제시한 협상안(장사시설 용역비 반영, 진입도로 개설 용역비 삭감)에서 한발짝 물러나 장사시설 용역비 절반(3억)만 반영하는 쪽으로 협상에 임했으나 이것마저도 수용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은 제136회 임시회 소집 날짜를 6월1일로 못박고 자신들의 협상안을 변함없이 제시했고, 한나라당은 시집행부에서 5월을 넘겨서 임시회가 열려서는 안된다는 요청을 강력히 해옴에 따라 열린우리당 협상안을 받아들이되, 추모공원 조성사업의 핵심 요건인 장사시설 용역비에 대한 시의회의 입장만을 결들이는 쪽으로 최종 합의를 보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내 다수당 입장에서 독자적으로 강행 처리가 가능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열린우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판정패’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협상 과정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밀렸지만, 시집행부가 올린 제1회 추경예산안 중에서 소관 상임위의 예비심사에서 삭감된 예산의 상당 부분을 부활시키는 등 실리(實利)를 챙겨 예산안 확보에 있어서는 ‘판정승’을 한 셈이다.

우선, 추모공원 조성사업과 관련,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건립부지에 대한 그린벨트(GB) 관리계획안의 승인을 받으면 2008년도 본예산에 편성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의견을 받아냄으로써 사실상 큰 틀에서 부천시의회가 추모공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돌아서게 했다는 점이다.

또한 두차례 부결에 이어 보류 결정을 했던 MBT(폐기물 전 처리시설) 신축공사 및 (가칭)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서 통과됐다.

그리고 추경예산으로 올린 MBT 신축공사 기본계획수립 용역비 4억1천900만원과 (가칭)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 관련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6천500만원도 무난하게 반영됐다.

여기에다 여월택지개발지구 내 노인복지시설 건립비 30억원(노인전문요양원 10억, 노인전문병원 20억)도 소관 상임위인 행정복지위의 예비심사에서는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추모공원 용역예산 전액 삭감 전략에 나선 열린우리당 소속 예결위원들에 의해 극적으로 부활됐다.

덤으로는 추모공원 용역예산 처리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는 협상 과정에서 동남우회도로 입체횡단 보도 설치 20억720만원도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에서는 통과됐다가 예결위에서 삭감됐지만 최종 부활시켰다.

결국, 시집행부가 이번 추경예산에 올린 역점사업으로 올린 예산 중 (가칭)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EXPO) 관련 타당성 및 기본계획용역비 8천300만원만 전액 삭감됐으나, 이는 시집행부 입장에서도 추후 좀더 논의 과정을 거친 뒤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과 충분한 의견 조율을 거치면서 향후 예산 반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부천시의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의석수에서 열세에 놓인 열린우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는 “다수당이 추경예산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본회의장에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며 강경 저지 의사를 내비치며 ‘의회 파행 운영’의 책임을 전부 떠넘기려는 열린우리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뒷걸음치며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실속을 쏠쏠하게 다 챙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