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의장 오명근)는 23일 오전 10시 제14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시집행부가 이번 회기에 상정한 제1회 추경예산과 각종 안건 등을 심사한 것을 의결, 처리했다.

특히 홍건표 시장이 예산결산특위를 방문하고 팀장급(6급) 이상 간부공무원 비상소집 및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삭감된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 관련 경기도 시책추진보전금(도비) 20억원을 되살리려고 있으나, 이날 본회의에서도 이의 제기없이 결국 삭감되고 말았다. 엑스포 행사 추진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변채옥 의원은 제1회 추경예산안 종합심사에 따른 제안설명에서 엑스포 관련 도비 20억을 삭감한 것에 대해 “내년에 원년 엑스포로 하여 국제적 행사에 걸맞는 품격높게 개최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감액 조정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시가 요구한 2천553억100만원(일반회계 2천295억2천300만원, 특별회계 257억7천800만원) 규모의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해 예결특위에서 종합심사 및 최종 계수조정을 통해 총 69억9천532만원(일반회계 52억4천432만원, 특별회계 14억5천100만원)을 삭감해 예비비로 증액하고 1조2천295억2천111만원의 부천시 예산을 확정했다.

한편, 오명근 의장은 이날 임시회의 모든 안건을 처리한 뒤 홍건표 시장과 시집행부를 향해 시의회의 입장과 당부의 말을 했는데 그 수위에 매우 높았다.

오 의장은 “이번 임시회는 제1회 추경예산안을 비롯한 의안을 심의하면서 어느 회기 보다도 선배, 동료의원 모두가 시민의 뜻에 충실하며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고자 노력한 회기였다”며 “그간의 경험을 통해 모두가 공감하듯이 집행부의 전문적 정책 판단과 주민의 요구가 조화를 이룰 때 균형적인 지방자치가 실현되고 지역이 내실있게 발전해 나걸 것”이라고 서두를 꺼냈다.

오 의장은 “그러나 아직도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심히 우려되는 사례들이 계속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예결특위에서 엑스포 관련 도비 20억원을 삭감한 것에 대해 홍건표 시장이 취한 일련의 행보를 지적하고 나섰다.

오명근 의장은 특히 “의회의 결정에 대해 불만이 있을 때마다 공무원 집합교육 및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를 성토의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심히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오 의장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의회의 기본적인 역할이며 예산심의는 의회의 고유 기능”이라며 “의회 고유의 업무 수행에 대해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 ‘삭감예산을 철회해야 한다’, ‘(예산을)삭감한 것은 지방자치에 크나큰 잘못을 범한 것이다’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과연 올바른 시정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 의장은 “(홍건표 시장이)무형문화유산엑스포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산 전용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지겠다는 등 시민들을 크게 불안하게 하는 것이 정당한 행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오 의장은 “부천시에는 다양한 계층의 87만 시민이 살고 있으며 모든 일에는 찬반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며 “시정을 이끌어감에 있어서 때로는 반대의견까지도 두루두루 포용하는 것이 미덕이자 시민을 위한 행정의 기본”이라며 “앞으로 의회를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발언은 자제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오 의장은 시집행부에 대해 한마디 더 했다. “집행부에서는 이번 임시회에서 의결한 제1회 추경예산을 집행함에 있어 예산회계법에 일탈되지 않고 시민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되도록 집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오명근 의장이 추경예산에 반영된 예산에 대해 예산회계법에 일탈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엑스포 관련 도비 20억원이 삭감돼 예비비로 편성됐지만, 홍 시장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사용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