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지역구민을 상대로 합법적인 의정활동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의정보고서'가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 제시냐, 아니면 과잉 홍보로 인한 공치사냐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오정구에서 불거지고 있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 원혜영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오정구민에게 자필 의정보고서를 통해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과 함께 오정구 관련 주요사업 현황을 언급하며 국비를 반영할 것을 언급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도의원인 오정섭 도의원이 1일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우선, 원혜영 의원이 '오정구 지하철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오정섭 도의원은 '오정구 지하철은 소사~ 여월~ 원종~ 김포공항~ 개화~ 능곡~ 대곡을 연결하도록 계획돼 있지만, 경제성 분석(B/C) 결과 0.8정도(1이 넘어야 타당성이 있음)로 타당성이 없어서 화물선과 병행하여 시공하기 위해서 기본계획 설계가 지난 5월말로 중지된 상태여서 올 상방기에 실시키로 한 기본설계 용역을 내년도 할 예정'이며 '고강동을 거치면 B/C가 더욱 나오지 않아 경제성과 정책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천시에서는 뉴타운사업 추진에 따라 고강동에 전철이 필요하다고 느껴 건설교통부에 고강동을 경유토록 건의한 상태인데, 원 의원은 주민들에게 고강동을 경유토록 90%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의정보고서에는 오정구 지하철사업을 차질없이 추진 이라는 선언적 표현만 하고 있는데, 고강동 경유는 공약사항인 만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약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총사업비 1조3천92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소사~ 고양 대곡간 복선전철 건설 관련, 기획예산처의 지난 2005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 분석(B/C)에서 0.80, 종합적 평가(AHP)에서 0.501이 나와 2006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었다.

또 '고강뉴타운 인접지역 신월정수장 부지에 대규모 테마·체험형 공원 조성 추진'에 대해서도 국비 지원 요청을 할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 도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간에 지난 6월8일 합의한 내용 5가지 중에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정수장 부지와 부천시 능골산 일대의 공원조성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하여 경계없는 열린 공원으로 개방해 지역간 화합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고 돼 있고 현재 용역중에 있다'면서 '211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부천시에서 예산을 투입할 능력이 없다고 해 경기도에서 전액 부담할 계획이며, 경기도의회에서 예산 승인이 나도록 하는 것은 지역구 도의원의 몫'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마치 의정보고서에는 원 의원이 다한 것처럼 표현하면서 국비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국비를) 요청할 것처럼 표현했다'고 했다.

고강뉴타운의 환경부 에코시티 시범지구 지정과 관련해서도 '고강지구 에토시티 선정은 7월4일 1차 안산시, 고성군이 선정됐고 7월23일 2차로 고강지구가 선정된 것은 부천시에서 많은 노력을 했고, 부천시 주무과장의 대학원 동기생이 환경부에 실무자로 있어서 가능했다'며 '에코시티 지정에 대한 공은 분명 부천시인데도 마치 원 의원이 환경부를 설득하여 한 것처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내년 3월 고강동에 중·고교가 개교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강동에 중,고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한 것은 경기도에서 부지를 매입하고 BTL방식으로 한 것이며 원 의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국비는 전혀 투입되지 않았는데 의정보고서에 이 내용을 삽입했다'고 지적했다.

오정섭 도의원은 내년 3월 개교하는 수주고의 명칭을 당초 고강고에서 변경토록 한 것과 고강본동~ 신작동간 구름다리 설치바용 총 20억원 중 국비 10억, 도비 5억, 시비 5억이 소요된 것에 대해서도 '원 의원의 의정보고서에는 마치 원 의원이 100% 다한 것처럼 표현했거나 주민들이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주민들이 느낌을 가질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같은 국회의원들의 의정보고서에 대한 공치사 논란은 지역구의 숙원사업이 해결될 때마다 발빠르게 제작, 배포하면서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마치 국회의원 자신이 모든 일을 해낸 것처럼 표현하면서 종종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상당수 국회의원들의 경우, 지역주민들에게 배부하는 의정보고서에는 주민숙원사업임을 강조하며 '예산 ○○억원을 확보했다'는 식으로 표현하거나, 정부가 중·장기계획에 따라 반영한 예산조차도 자신의 노력으로 따낸 것처럼 과잉 홍보하거나, 해당 지자체의 협조가 있어야만 되는 사업도 자신이 해낸 성과인양 과잉 홍보를 하는 것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그러난 또 한편으로는 국회의원들이 지역주민들에 합법적으로 배포하는 의정보고서가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문제는 의정보고서에 명기한 지역구 발전을 위해 언급한 각종 사업들에 대해 향후 추진 여부 등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의정보고서가 치적 홍보를 위한 과잉 홍보가 될 경우 자칫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 정작 해당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걸림도로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원들이 펴낸 의정보고서의 내용 상당 부분이 지방의원(도의원, 시의원)의 의정활동과 겹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에는 이번 원혜영 국회의원과 오정섭 경기도의원의 경우처럼 선거철이 다가오면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불만이 폭발하는 경우가 잦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회의원들의 의정보고서가 '지역구 사업을 위해 국비만 많이 따오면 장땡'이라는 식으로 비춰져 마치 등소평(鄧小平)의 '흑묘론 백묘론(黑猫論 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된다)'식으로 돼 버려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내용없이 치적 홍보에 연연하는 것을 바로 잡는 것 역시 해당 지역주민들의 몫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