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부천시의회의 마지막 정례회가 행정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시장실 방문 기념품 구입·지출내역 자료 폐기 의혹과 관련해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내용으로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수정 의결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으로 정회된 뒤 파행을 빚다가 결국 정족수 미달로 자동 산회(散會)됐다.

부천시의회(의장 한선재)는 어제(20일) 오전 제191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인 제4차 본회의를 열고 2014년도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과 2013년도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제4차 추경예산안, 2013년도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 3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원종태 시의원(새누리당)이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에 따른 수정 의결을 주장하면서 오후부터 본회의가 속개되지 못한 채 정회된 채 표류하다가 이날 오후 9시 본회의를 속개하려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결국 자정(밤 12시)을 넘기면서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및 조례안 등 나머지 안건은 처리하지 못했다.

제6대 부천시의회 임기내 마지막 정례회가 자동 산회되는 파행을 빚은 것은 원종태 의원이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수정 의결을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원종태 의원은 이날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지난달 26일 행정지원국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면서 거짓 증언 및 위법사항이 적출된 바 있다”며 “김만수 시장, 행정지원국장, 행정지원과장, 비서실장에 대해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내용으로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을 수정 가결할 것”을 제의했다.

원 의원은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및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중 3년간 (시장실) 방문 기념품 구입 및 지출내역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2012년 구입 및 지출 관련자료는 12건에 1천612만원을 구입했는데도 4건에 1천250만원의 자료만 제출하고 고의적으로 8건에 362만원에 대한 자료를 누락시킨 사실이 있고, 방문 기념품을 구입하면서 매입 품의서 서류에 구입가격의 산술 기초를 고의로 누락시키는 등 행정사무감사 심의에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실 방문 기념품 구입 내역을 보면 2011년은 6건 1천823만원, 2012년은 12건에 1천612만원, 2013년 10월까지 4건에 1천250만원 등 3년 동안 총 4천685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돼 있는데, 지출 내역 및 지급 대상자에 대한 근거 자료가 없다고 해서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행정국장 및 해당 과장은 지출대장이 ‘없다’, ‘있다’ 하면서 거짓 증언을 반복했고, 지출대장 자료 요구를 했는데 마치 구멍가게 치부책 모양의 비공식 서류를 제출하면서 해당국장은 ‘대장이 아니다’, ‘대장이다’며 허위 진술로 감사가 중지되기도 했고, 결국에는 해당 기념품의 관리책임을 맡은 시장실 비서실장은 ‘지급대장은 없다’, ‘모든 자료는 본인이 파기했다’고 했고, 비공식 모양의 서류로 2013년 지급대장만 보관하고 있다고 해 자료를 요구했으나 제출한 비공식 지급대장의 자료는 행정서류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 되돌려 보낸 뒤 현재까지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12월12일 행정복지위원회의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최종 결과보고서 채택에 따른 심의 당시 의회사무국 전문위원이 해당 사안을 고의적으로 누락해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며 “금액이 얼마 소요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혈세로 구입했고, 수천만원을 지출해 구입한 시민의 소중한 재산에 대해, 고의적으로 선거법 등 관련법 위반을 우려해 지급대장을 간부 공직자가 파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고의 중과실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관련법에 따라 변상 조치돼야 하고 지방자치법 제41조 제5항과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25조 제1~4항에 근거해 김만수 시장, 행정지원국장, 행정지원과장, 비서실장에 대해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내용으로 수정해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을 수정 가결할 것”을 제의했다.

원종태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조례 제12조(증인 선서)에는 ‘의장 또는 위원장은 증인에게 증언을 요구할 때에는 증인으로서 선서한 후에 증언하게 해야 하고, 의장 또는 위원장은 증인이 선서 전에 그 취지와 위증을 하면 고발될 수 있고, 정당한 사유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인에게 알려야 하며, 증인선서의 방식은 ’형사소송법‘ 제15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해당 조례 제25조(고발)에는 ‘의회는 이 조례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위증을 한 때에는 고발할 수 있고, 고발은 의장의 명의로 하며, 고발은 위증이 확인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하며,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고발장은 사건이 발생한 장소나 피고발인의 주소·거소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경찰청 또는 지방검찰청에 접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법 제41조(행정사무감사권 및 조사권)에는 ‘증언에서 거짓 증언을 한 자는 고발할 수 있으며, 서류제출을 요구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를 정하여진 기한까지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출석요구를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한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천시의회 제191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는 원종태 의원의 이같은 2013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에 따른 수정 의결을 제의한 이후 정회된 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정족수 미달로 더이상 속개되지 못한 채 표류하다가 결국 자동 산회됐다.

시의회는 이날 오후 9시 본회의를 속개하려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속개되지 않았다가 오후 10시30분이 지나서 본회의장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10명(한기천·김혜경 의원 불참)과 민주당 김관수·강동구·윤근 의원, 정의당 한혜경 의원 등 14명이 출석해 한선재 의장만 들어오면 본회의가 속개되는 듯했으나, 김만수 시장 등 시집행부 간부공무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온 뒤 또다시 강동구·윤근 의원이 갑자기 전화를 받고 나간 뒤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결국 정족수(15명)에 1명에 모자라서 이날 본회의는 더이상 속개되지 못한 채 자정(밤 12시)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됐다.

본회의장에 출석했던 강동구·윤근 의원은 자신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 정족수 미달로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는 터여서 갑작스런 전화를 받고 본회의장을 빠져 나간 것은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제6대 부천시의회 마지막 정례회인 제191회 정례회 본회의가 파행으로 자동 산회되면서 △2013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부천시 유통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천시 시립도서관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천시 사무위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천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천시 도시개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권고안 △부천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에 대한 의견안 등 안건 처리는 해를 넘기게 됐다.

제6대 부천시의회는 민주당 14명, 새누리당 12명, 통합진보당 1명, 정의당 2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부천시의회는 제5대 시의회인 지난 2007년 5월18일 추모공원 용역예산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제135회 임시회 본회의가 자동 산회돼 부천시의회 출범 이래 16년만에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바 있으며, 2009년 10월21일 제155회 임시회 2차 본회의가 자동 산회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