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제’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들은 누구든지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소지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5월30일과 31일 이틀간 전국 읍·면·동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전국 곳곳에서는 6.4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자신의 이름과 함께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거리마다 앞다투어 내걸면서 우후죽순으로 등장해 똑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출마 후보자들의 이름만 다른 채 난립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법규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라는 반응과 함께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반면에, “투표 참여를 위해 처음 시행되는 ‘사전투표제’에 대해 적극 알려야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이 수량과 크기에 관계없이 내걸어도 선거법에 전혀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제58조에는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 없이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8조 4호에도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해 표시·설치하는 현수막 등은 옥외공고물 금지·제한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

하지만 6.4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내걸 경우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상업용 현수막과 다를 바 없는 불법 현수막이어서 철거해야 된다는 지적이 되고 있다.

더구나 관련 법규를 지켜야 할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투표참여를 독려 또는 권유한다는 명목으로 지정된 장소가 아닌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장소를 골라 내걸 경우, 기존에 장사를 위해 상업용 현수막을 내걸 경우 강제 철거하는 것과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 청주시에서는 안정행정부의 유권해석을 거쳐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을 적용해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내건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불법으로 간주해 철거에 나서고 지난 주말에는 200여개의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한다.

안정행정부의 유권해석은 광고물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국민투표, 주민투표를 계도·홍보하기 위한 경우 등 일부 사안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뒤 허용한 장소에 표시·설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청주시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2월과 3월31일 각 정당과 지역 선관위 등에 알리는 한편,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내걸 경우 반드시 신고를 거쳐 지정 게시판에 걸도록 하고, 신고하지 않거나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내건 현수막은 강제 철거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지정된 게시 장소에 걸지 않을 경우 일반 현수막과 똑같이 취급해 철거에 나사고 있다.

청주시는 이와 함께 옥외공고물 등 관리법과 공직거법 제58조 규정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당과 개인은 배제하고 후보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정 수량을 게시하도록 하고, 이를 선거비용에 포함하도록 하면 현수막 난립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6.4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앞다퉈 거리 곳곳에 내걸고 있는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에 대해 투표 참여 독려 및 사전투표제를 홍보하는 현수막 철거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지자체에서도 우후죽순으로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전투표제’ 안내 현수막을 그대로 놔 둘 것이냐, 강체 철거할 것이냐를 놓고 적지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에서도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 자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