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천시장 예비후보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혀 사실상 예비후보 사퇴 수순을 밟고 있는 김진국 부천생활정책연구소장은 사퇴 결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민주당 ‘시민공천배심제’의 침몰 위기에 대해 “개혁 실종‘을 우려하는 글을 지난 3월31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www.jingookc.netㆍ바로 가기 클릭)에 올리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시민공천배심제의 침몰 위기-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가 굳게 약속해왔던 시민공천배심제가 침몰 위기에 처해 지난 일주일 저의 선거운동은 큰 혼란에 빠졌다“면서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개혁과 야권 연대를 위해 ‘혁신과 통합위원회’를 만들어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혁신은 시민공천배심제로, 통합은 5+4 야권연대로 상징화되며, 두가지는 서로 맞물리면서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세력 상호간에 지방선거 승리라는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면서 “민주당은 동원 경선 폐해를 극복하고 공천 개혁을 제도화하기 위한 장치로 ‘시민공천배심제’를 만들어 심도있는 정책토론과 자질검증을 통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약속해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 1월에는 중앙위원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제도정비를 마치고 수도권과 호남의 인구 50만 이상 복합선거구(국회의원 3인 이상 기초단체장)에 적용한다는 기준까지 마련해 그 기준에 부합하는 부천의 경우 지난 3월초까지도 수차례에 걸쳐서 시민공천배심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공연히 약속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적용지역이 대폭 축소되더니, 그나마도 ‘시민배심제 50% + 당원경선 50%’로 변질됐다”며 “배심제의 도입 취지 자체가 당원 경선을 대체하는 것인데 50%를 섞으면, 도입 취지 자체에 반하는 것”이라며 “3월19일 공식 발표에도 곧 수도권을 중심으로 10개 지역 정도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주말을 지난 3월22일에는 서울 강서구와 인천 남구, 그리고 전남 여수 3곳으로 축소됐고 기존의 배심제 적용지역마저 ‘시민배심제 50% + 당원경선 50%’로 공식 변질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천 개혁의 상징이던 배심제라는 옥동자는 제대로 울어보지도 못한 채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지만, 지도부는 개혁의 실종, 옥동자의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며 “개혁의 실종보다 더 큰 위기는 신뢰의 상실”이라고 꼬집었다.

김진국 소장은 “배심제의 적용이라는 지도부의 약속을 믿었던 후보는, 저를 포함해서 일반시민과 전문가 배심원 앞에서 정책토론과 자질 검증에 대비해 정책개발에 힘을 쏟고 시민사회단체들을 방문해 정책아이디어와 애로사항을 논의했고, 저도 그간 심혈을 기울였던 정책자료집 초안이 이번주 완성됐다”고 했다.

김 소장은 특히 “배심제에 반대해 당원 경선을 해야 한다는 후보는, 단체장 후보 누구나 하는 출판기념회도 없이, 당원들만 만나러 다녔다”면서 “알아서 당원 명부를 빼내고 향우회와 산악회 등을 통해 애경사를 찾아다니는 것이 누구에게나 당원 경선에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용적으로 배심제가 당원 경선보다 개혁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제도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며 “문제는 약속의 파기와 룰의 변경”이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배심제와 당원 경선은 손을 쓰는 농구와 발을 쓰는 축구처럼 완전히 다른 경기룰을 갖고 있다”며 “배심제의 좌초와 당원 경선 실시는 시합을 앞두고 갑자기 종목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시제도로 치면, 논술과 면접으로 뽑겠다고 했다가 시험을 코 앞에 두고 ‘내신 성적’을 들고 나오는 것처럼, 어떻게 대응해볼 여지가 없는 반칙이고, 내신성적이 좋은 특정 후보를 위한 부당한 룰의 변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기도당에서 당원 경선 룰을 들고나오면서 이제 부천시장 후보 경선은 원칙도 없고 신의도 저버린 채 막장으로 달려가고 있는 양상”이라며 “배심제는 최고위 결정사항이고 중앙당 공심위 권한인데, 경기도당이 후보자 압축까지 하는가 하면, 당원경선 적용방식도 편의에 따라 바뀌는 등 도대체 책임있는 결정 단위가 누구인지,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어떤 절차로 결정되는지 모든 것이 뿌연 황사처럼 불투명한 채 그저 소문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진국 부천생활정책연구소장은 “약속은 지켜질 때만 희망의 메세지가 될 수 있다”며 “당원을 상대로 한 약속을 저버리고 신뢰를 잃는다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제 누구한테 어떻게 호소해야하는지 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실종된 공천 개혁을 안타까워하며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으로 침몰 위기에 처한 100% 시민배심제를 원안대로 실시해 어렵게 낳아놓은 옥동자를 살려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소장은 이후, 부천시장 후보공천을 위한 경선방식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적용되는 것이 불투명하게 된 사실을 알고 어제(4월3일) 김만수 예비후보 측에 “김만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진국 부천생활정책연구소장은 1977년 서울대에 입학해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1983년부터 부천에 정착해 노동운동, 시민운동, 국회의원 보좌관, 부천지역정보센터, 부천지역 문화 및 시민단체 활동,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실 부실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