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연안여객선 안전혁신대책을 보고받았다.

박 대통령은 “대책을 꼼꼼하게 마련하셨는데 결국 문제는 각 단계마다 책임을 맡은 사람이 철저하게 인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 책임을 끝까지 해야 되겠다 하는 책임감을 갖고 교육받고, 훈련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지 않으면 매뉴얼을 만들어도 잘못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번에도 빨리 갑판 위에 올라가라는 말 한마디만 했으면 많은 인명이 구조될 수 있었는데 그 한마디를 하지 않아 희생이 많았고, 그 순간에 책임을 맡은 사람, 선장이면 선장이, 자기 책임을 다하고 인명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빨리 갑판 위로 올라가라는 이 말 한마디를 하지 않은 것이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각 분야 단계 단계마다 매뉴얼을 지킬 수 있도록 그 사람들의 의식 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그 다음에 그 회사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는 문을 닫는다, 망한다는 것이 확실하게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책임자들이 그것을 어겼을 때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안 지켰을 때는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드시 책임을 묻기 때문에 매뉴얼을 피해서 갈 수 없다는 생각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상과 관련해서 안전 사이트에 특별히 한 코너를 만들어서 뭔가 이 부분은 이상하다, 이건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하는 것을 신고해서 즉각 확인하고 고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러 군데에 있는 건 정신이 없다. 해상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한 코너를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이곳에 신고하라고 홍보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 “‘사슴을 쫓는 자는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좋은 관광을 한 다음에 다시 또 찾고 이렇게 돼야 성공적인 관광과 정책이 될 것”이라며 “왜 사슴을 쫓는 자는 숲을 못 보냐는 얘기를 했냐 하면, 눈앞의 이익만 쫓으려고 바가지 요금 등으로 관광객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나쁜 인상을 주게 되면 그걸로 인해서 다음에는 찾지 않을 것이고, 음식 먹고 잘못되면 그곳에 가고 싶겠는가. 신용을 잘 쌓아야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오게 되고, 입소문이 나서 또 그것이 관광지로 발전한다는 것을 모두가 잘 생각해서 한번 온 관광객은 놓치지 않도록 모두가 협력하고 노력하는 관광주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9월이 시작됐고 2014년도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연내에 마무리해야 할 국정과제들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각 부처 마다 금년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말까지 성과를 낼 과제를 선정해서 브랜드 과제로 국무회의에서 보고했었다. 예를 들면 투자 활성화라든가 또 일·가정 양립이라든가 맞춤형 고용복지 같은 과제들이다. 새로 취임한 장관들께서는 이 과제들을 확실하게 인지해야 하고, 또 다른 부처 장관들께서도 연말까지 이 성과를 자랑스럽게 보고할 수 있도록 잘 챙겨 가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각 부처는 계획상 6개월 뒤, 1년 뒤로 되어 있어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금 시작해서 성과가 나도록 속도감 있게 일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할 일은 국민경제 살리기와 국민 안전”이라며 “현재 많은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서 어려움이 많은데, 국회 협조를 받아 정부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께서 더욱 노력해 주시고, 특히 전 국민의 안전이 걸린 정부조직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정부가 해야 할 일부터 잘해야 하겠고, 또 정부가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그것도 다해서 정책이 성과가 나도록 해야 한다”며 “‘이래서 안 된다’라고 보고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이것을 되게 할지 한번 더 고민하고,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가족을 위한 나의 일이라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일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에 동남권 신공항 항공 수요조사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됐는데 지역 간 경쟁 과열, 대립 등으로 갈등이 심화될 소지가 적지 않다”며 “관계 부처는 타당성 검토중인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지자체 간 평가기준에 대한 합의를 먼저 이루고, 결과를 수용한다는 원칙이 견지되도록 해 주고, 관계 부처·지자체·전문가 그룹 등을 중심으로 경제논리 하에 논의를 추진해 나가서 국책사업 갈등 방지의 선례가 되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념, 빈부, 지역갈등이 매우 큰 것으로 나오는데, 이것을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논의의 장과 갈등 해소를 위한 시스템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고, 또 우리 사회의 갈등을 다루는 문화가 성숙되지 못하고 갈등을 긍정적 에너지로 심화·발전시키는 능력도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송전선 설립공사 등 수많은 국책사업 사례에서 보듯이 앞으로도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예상되는데, 이런 갈등을 보다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과거와 다른 접근과 원칙 기준이 필요하다”며 “각 부처는 정책 수립 및 추진 단계부터 지역주민 이해관계자, 자치단체 간 갈등을 염두에 두고 충분한 사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갈등이 되고 있는 어떤 사업의 경우 계획을 발표한 지 8년이 됐다고 하는데, 8년 동안 관계자가 내려가서 주민들께 설명하는 노력이 별로 없었다는 것으로 이런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이해 당사자 파악, 갈등영향 분석을 제대로 실시하고 소통 창구를 구축해서 선제적으로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