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당초 소사구청을 폐지하고 현재 9개 동(洞)을 3개 대동(大洞)으로 묶어 대동에서 구청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방안을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키로 한 것을 유보하고 3개구 전체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21일 열린 부천시의회 제2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관수·한선재 의원이 대동제 관련 추진 과정 및 3개구 전체 동시 추진 계획 등을 묻는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의원들께서 시행시기를 늦추고 연구용역,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시민적 합의를 이룬 후에 3개구 전체를 일괄 시행하자는 의견을 존중해 행정자치부와 시행 시기 및 확대 범위를 협의하고 내년도에 시 전체를 동시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만수 시장은 소사구의 대동제 추진이 시의회와 사전 협의과정 없이 발표된 것과 관련해서는 “대의기관인 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긴급히 소사행정센터 설치계획을 발표하게 된 것은 지난달 15일 행정자치부에서 소사구 시범실시 계획을 일제히 중앙언론에 공표하게 돼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대동제에 대해 “1997년 창원시가 최초로 실시했고, 2008년 장기과제로 행정구 폐지와 동시에 대동제로의 전환을 검토한 바 있으며, 올해 1월 행정자치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부혁신을 위한 지방조직 개편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하고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인구 50만 이상의 시에는 특례의 하나로 자치구가 아닌 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규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청 신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중앙정부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혁신 방향에 따라 새로운 주민자치, 생활자치 모델로 대동제 모델인 책임 읍면동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부터 준비해 올해 시범 실시하고 있는 시흥, 군포, 원주시는 2개 내지 3개동을 묶어 1개동에 책임동을 두는 사례이고, 2단계로 시범실시를 준비하고 있는 자치단체 중 남양주, 세종특별 자치시는 권역별로 묶어 1개 읍면동을 책임 읍면동으로 운영하는 사례이고, 진주시는 행정면을 설치하는 사례”라며 “부천시는 구를 폐지하고 권역별로 책임동, 가칭 ‘행정센터’를 설치해 구청과 동의 기능을 담당하는 사례로써 전국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김 시장은 행정센터 설치에 따른 시민적 관점에서의 편익과 관련해서는 “우선, 주민과 가까운 곳에 설치된 행정센터에서 각종 인·허가 등 민원을 처리할 수 있고, 여유 청사를 보건소나 노인복지관, 도서관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복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며, 도로·건축물 등 재난안전 관리도 훨씬 강화되는 편익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특히 지난해 각 동에 설치된 무한돌봄센터는 일선 동의 복지업무가 강화되면서 차상위계층 등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많은 효과가 있었던 사례에서 보듯이 행정센터는 복지업무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현장행정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센터 설치에 따른 행정적 관점에서의 편익으로는 “시·구·동으로 이어지는 중층 행정구조를 시·동으로 축소해 행정의 비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행정서비스 비용 절감과 오랫동안 원미구가 안고 있는 구청 간 심각한 행정 불균형을 일시에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시장은 “중앙정부도 구를 폐지하는 부천시 사례에 대해 많은 관심과 정책적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구를 폐지하고 행정센터로 전환하는데 따른 중앙정부의 인센티브는 보통교부세 산정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며, 특별교부세도 지원될 예정으로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다만, 부천시는 전국 최초로 구를 폐지하는 혁신적인 정책을 도입하는 만큼 다른 자치단체보다 특별교부세를 더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행정자치부와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했다.

김만수 시장은 특히 행정센터 설치(대동제 전환이) 공무원 수를 늘리고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정책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각에 대해서도 “행정센터 설치로 인한 공무원 증원은 없으며, 일부 5급 이상 직급은 상향되고 6급 이하는 구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권역별 행정센터에 적정하게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대동제 정책이 가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행정센터 기능을 강화해 행정 조직의 효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성이 확대돼 조직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맞물려 현재 매년 수십명씩 퇴직하고 있는 시점에 있어 염려하는 공무원 증가문제, 그리고 비용문제들은 자연적으로 해소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덧붙여 “행정센터 설치에 따른 비용은 크게 행정센터와 여유 청사 리모델링 비용과 이사 비용, 운영비 등이 있으나 리모델링 비용은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인 특별교부세 규모 등을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준비할 계획이며, 소사보건소 신축 등 막대한 예산 투입이 계획돼 있는 시설들을 여유 청사에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서 실질적으로 예산이 절감되는 방향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소사구에 3개 대동제를 시범 실시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준비과정을 거쳐 보완·개선해야 할 사항들을 도출하기 위한 것으로 단계적으로 실시해 안정적이고 순조롭게 정책을 추진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추진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으나, 행정구를 폐지하고 행정계층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원들을 비롯한 시민, 공직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정책방향이며, 지방자치 역사적으로나 행정의 효율성 관점에서도 획기적인 혁신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