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1일 첫 날부터 4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표면화되면서 이날 오전 10시 열릴 에정이던 제21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가 개회조차 하지 못한 채 삐걱거리며 표류하고 있다.

어제(6월30일)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강동구 의장은 의장석은 물론 의사봉조차 잡지 못했다.

이에 앞서 어제 후반기 의장단 선출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비교적 순조로웠다.

전체의석 28석 중 16석을 차지해 과반(15석)을 넘긴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몫의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순조롭게 를 실시돼 27명 중 24명의 지지를 받은 3선의 강동구(44) 의원이 이미 예견된 대로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또한 11석의 새누리당 몫인 부의장 선출도 1차, 2차 투표에 이어 마지막 3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새누리당 다수 의견들의 뜻이 반영된 초선의 민맹호(70) 의원이 14표를 획득해 12표에 그친 같은당 한기천(62) 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처럼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첫 걸음마인 의장단 선출을 별 잡음없이 끝났다.

하지만 후반기 의장단 선출 이후부터 의석 수에서 절대 불리한 위치에 놓인 새누리당은 부의장 1자리와 더불어 재정문화ㆍ행정복지ㆍ도시교통ㆍ의회운영 등 4개 상임원장 가운데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한 3개 상임위원장 자리 중 1자리는 배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의장 사퇴를 비롯해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 전면 보이콧하기로 당론을 정해 아예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후보로부터 확약(각서)을 받아 놓은 상태였고, 이같은 사실은 더불어민주당도 감지하고 있었다.

새누리당 부천시의회 대표의원으로는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재선의 김한태 의원이 맡았다. 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내부 균열이 가긴 했지만 부의장과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 1자리를 배정해야만 후반기 원구성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은 확고한 상태다. 상임위원장 1자리는 재선의 이준영 의원이 맡기로 의견이 조율된 상태다.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의회운영위원장 카드를 제시할 경우 받아들이지 않고 이미 부의장으로 선출된 민맹호 부의장의 사퇴와 함께 후반기 원구성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배수진을 쳤고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이 거듭 확인됐다. 이는 전반기 의회 원구성처럼 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물론 상임위원장 1자리는 재정문화ㆍ행정복지ㆍ도시교통 중 1자리는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새누리당의 후반기 원구성에 따른 요구사항을 이미 받아든 상태에서 어제(6월30일) 오후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된 후 16명 중 3명이 불참한 가운데 13명이 의원 총회를 열어 4개 상임위원장 배정 문제를 논의해 이미 가닥이 잡힌 재정문화위원장 후보에는 재선의 이진연 의원, 도시시교통위원장 후보에는 재선의 이동현 의원이 당내 경선없이 확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당초에는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초선의 최성운 의원은 이날 의총 논의 과정에서 행정복지위원장 후보로 경선없이 만장일치로 추천됐고, 의회운영위원장 후보로는 뒤늦게 뛰어든 초선의 최갑철 의원과 박병권 의원이 경선을 통해 6대 4로 최갑철 의원으로 결정됐다. (이 부분은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 협상을 통해 어느 상임위원장을 새누리당에게 줄 것이냐에 따라 또 한번의 당내 경선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같은 더불어민주당의 의총에서 4개 상임위원장 후보들이 확정됐다는 이른바 섀도우(그림자) 4개 상임위원장 후보 내정 사실이 일부 지역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에서 당초 요구했던 부의장 1자리와 4개 상임위원장 중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 1자리에 대한 배정은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쪽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고, 7월1일 오전에 개회할 예정이던 제21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는 개회조차 되지 않은 늪으로 빠져든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4개 상임위원장 4자리와 이미 선출된 부의장 자리마저 민맹호 부의장이 사퇴하고 후반기 원구성을 보이콧할 경우 더불어민주당만으로 후반기 원구성을 하는 퍼펙트(Perfect)한 의회, 100% 더불어민주당으로만 원구성이 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일부 의원들의 이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런 상태에서 제21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개회 및 후반기 원구성은 늦어지고 있고, 이번 주말과 휴일을 넘겨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에는 파행 의회로 균열(均熱)과 내상(內傷)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즉슨 후반기 의회 임기 2년 후의 지방선거는 제각각 입장에 따라 정치적 부침의 명암(明暗)이 현재 3당 체제에서 대선 이후 또다시 정치적 지형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마당에서 의원 개개인별 자기관리 여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는 정치적 환경에 적응하려는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선 5기와 민선 6기를 통해 더욱 탄탄하게 다져진 시집행부의 입김도 일정 부분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있을 것이란 것은 삼척동자도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전반기 의회에서 시정질문 답변 후 보충질문에 따른 일문일답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각 상임위별 소관 부서장들의 대의회 대처능력은 낯 뜨거울 정도인 취약한 부서장의 면면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의외로 이런 부분이 도드라지게 드러나지 않고 구렁이 담넘 듯 하는 점도 그동안 쌓아온 대의회 및 대의원 관계 설정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제7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에 따른 파행은 강동구 의장의 의지 여하에 따라 새누리당이 요구한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상임위원장 1자리를 양보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하루빨리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이 4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 차지하고, 부의장 자리마저 다 차지해 완벽한 더불어민주당만으로 부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을 하느냐 역시 강동구 의장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어제(6월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4개 상임위원장 독식에 따른 섀도우(그림자) 상임위원장 후보를 일단 내정했기 때문에, 후반기 의회 임기 시작에 따른 의회 운영 정상화릃 위해서는 4개 상임위원장과 부의장까지 싹쓸이 더불어민주당으로 후반기 의회 원구성을 할 것이냐, 아니면 새누리당이 요구한 재정문화, 행정복지, 도시교통 등 3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어느 상임위를 새누리당에 배정할 것이냐를 우선 판단해 같은당 소속 의원들에게 결정하도록 입장 전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제(6월3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회를 통해 내정된 4개 상임위원회 후보들 역시 4개 선거구의 편중 현상 등을 고려한 후반기 원구성에 따른 적절한 배분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어느 한 지역구로의 쏠림 현상은 당장은 도마위에 오르지 않을지언정 차츰 시간이 지나면 정치적 오해를 낳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정문화, 행정복지, 도시교통 등 3개 상임위원장 중 1자리를 새누리당에 내주지 않고, 부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 전국적으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원구성이 이루어진 것에 대한 호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는 물론이고 전국적 사안으로 갑과 을의 정치적 횡포로 다뤄질 대표적 사안이 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다 확실한 과반 의석(15석) 마저도 전반기 의회와는 다른 이유라고는 하지만 다선 의원들 사이에 정치적 입지와 명분, 향후 행보 등을 고려해 무너질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다만, 부천시 발전과 부천시민을 위해 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임위원장 자리라면 몰라도, 시집행부의 입김이 시의회 곳곳에 리트머스 종이처럼 스며들게 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요즘같은 혁신과 변혁의 정치적 환경에서는 충분히 반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이상의 딥 스로우트(Deep Throat) 식으로 간섭하는 형태는 자제돼야만 할 것이다.

어차피 후반기 의회 임기 첫 날의 파행은 그간의 통과의례라고 치부하더라도 주말과 휴일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대표 의원을 맡은 재선의 서헌성 의원(전반기 재정문화위원장)과 새누리당 부천시의회 대표 의원을 맡은 김한태 시의원(전반기 부의장)이 머리를 맞대 후반기 원구성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통해 강동구 의장과 민맹호 부의장 등 의장단과 최종 결론을 낸 뒤 후반기 의회 원구성을 마무리짓고 정상화하기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정 안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초로 4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1년 임기로 여야가 번갈아 맡도록 하는 제안조차도 서슴없이 하길 바란다.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될 때까지 특정 상임위를 염두해둔 시집행부의 입김도 되도록 자제돼야만 할 것이다.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면 훗날 너무 많이 잃는 경우가 있다.

제7대 부천시의회 전반기 의회(의장 김문호)는 똑같은 의석수(전제 의석 28석 중 16석 더불어민주당, 11석 새누리당, 1석 무소속)에서 의장과 재정문화위원장, 도시교통위원장, 의회운영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부의장과 행정복지위원장은 새누리당에 각각 배정된 바 있다.

전반기 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사안별 이탈표가 최소 2석이 있었지만, 김문호 전반기 의장은 의장으로서 처리할 안건은 사실상 청소분야 1개 사업을 제외하곤 모두 처리했다.

후반기 의회는 4.13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이탈 의석은 최소 1석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복귀 노선을 걷고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특정 안건에 대해 시의회에서 통과할 의지가 있다면야 사실 다 통과시킬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정치는 의석수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더라고 상대 정당을 존중해주고 명분이 있는 주장과 요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임기 종료와 다음 지방선거를 염두해야 하는 후반기 의회에서는 지역구별로 같은당 소속인데도 상임위원장이 되면 각종 행사가 있을 때마다 먼저 소개되고 인사말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것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견제 심리도 일정 부분 작용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을 달갑게 여지지 않은 풍토가 상당부분 작용하면서 원구성 자체를 흐트러지게 하는 경우가 생겨나면서 부천시의회 전반기 및 후반기 원구성이 있을 때마다 상대당은 물론 같은당 의원끼리도 감정 싸움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종종 발생해 왔던 게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제7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에도 이같은 정서가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같은 당(黨), 같은 지역구 의원들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라는 것은 대표적 구태(舊態)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여야 모두에 납작 엎드린 광어처럼, 뱀처럼 똬리(또아리)를 틀고 대세(大勢)에만 따르려고 입도 뻥긋 하지 못한 채 잠자코 있는 다선 의원들의 형태는 물론 막판 원구성에 뛰어들어 같은당 의원들간 벌집 쑤셔놓 듯 편가르기를 통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꿰차려고 하거나 이를 부추기는 모양새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는 따가운 눈총과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새누리당 내애서도 더불어민주당의 4개 상임위원장 독식이 현실화될 경우 같은당에서 사퇴한 부의장 자리를 내심 노리는 의원이 있을 지 누가 알겠는가. 부천시의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4자리 배정을 놓고 어느 한쪽의 ‘통 큰’ 양보가 없으면 오는 15일까지 열릴 예정인 제214회 제1차 정례회는 상당 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원구성이 여야간 힘겨루기로 인해 으레 냉각기를 가지며 시간이 걸린다는 관행도 이제는 깨져야 할 구태(舊態)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후반기 원구성은 빨리 매듭 짓고 의정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시민의 대의기관 운운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 예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