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부천시의회는 앞으로 민주노동당 2석과 국민참여당 1석 등 3석이 사안별 안건 처리시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의석 29석 가운데 민주당이 14석, 한나라당이 12석을 각각 차지해 이들 3석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안건 처리의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3석을 바라보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민주당은 무척 밝은 반면, 한나라당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민주노동당 2석과 국민참여당 1석은 모두 여성의원 몫으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김만수 시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야권 공조를 공고히 한데다, 향후 시정운영에 있어서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14석의 민주당에게는 상당한 힘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12석의 한나라당과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이들 3석이 한나라당 손을 들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으로 예상돼 역부족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류는 지난 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던 제6대 부천시의회 첫 임시회인 제162회 임시회에서 민주당 몫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여실이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 부의장 외에 상임위원장 2자리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민주당은 부의장 외에 상임위원 1자리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출석 거부라는 ‘보이콧’으로 맞섰다.

이로 인해 오후 4시12분께 민주당 소속 의원 14명과 민주노동당 2명, 국민참여당 1명 등 야권 공조로 뭉친 17명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최연장자인 변채옥(58ㆍ민주당) 의원이 의장직무대행을 맡아 임시회를 일단 개회한 뒤 정회를 선포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 상임위원장 2자리를 계속 요구하며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하며 ‘보이콧’ 하자 오후 6시14분께 야당 의원 17명만 본회의장에 출석해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해 당초 합의 추대키로 한 3선의 김관수 의원(민주당)에게 이탈표 없이 만장일치로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 12명이 불출석 해도 야당 의원들이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할 경우 정족수를 충분히 채울 수 있고 향후 각종 안건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다음날인 2일 제2차 본회의에서 전날 선출하지 못한 한나라당 몫의 부의장으로는 재선의 한기천 의원을 선출했고, 4개 상임위원장 중 2자리를 요구한 것에서 한걸음을 물러나 행정복지위원장(5선의 서강진 의원)만을 차지한 채 원구성에 협조를 해야만 했다.

제6대 시의회 원구성은 이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쳤지만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도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윤즉슨, 2석의 민주노동당 초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2자리를 요구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 “상임위원장 한 자리는 원래 민주노동당 몫이지만 초선 의원인 관계로 민주당에 양보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에서 상임위원장 2자리를 요구하는 것을 철회하고 원만한 의장단 선출 및 원구성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반기 원구성이 민주노동당에서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요구해 올 경우, 민주당에서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재선 의원들과 미묘한 갈등이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2년 뒤에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정당 기상도는 시시각각 변하는 관계로 누구도 ‘경우의 수’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6대 시의회 전반기 의회만큼 김만수 시장이 이끄는 민선 5기 부천시정에 ‘야권 공조’라는 큰 틀 속에서 17석의 행보는 한치 흔들림없이 ‘한 목소리’를 내며 시정 운영에 상당한 탄력을 받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12석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 과연 어느 의원이 ‘여대 야소’의 제5대 시의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6대 시의회에 진입한 민주당 의원들에 버금가는 ‘송곳 질문’을 던지며 대립각을 세울 것인지가 2~3차례 임시회 시정질문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리더십 부재라는 아킬레스건과 맞물릴 경우, ‘김만수-김관수’ 체제의 시정 동반자 관계는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로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