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카야마 시의회가 지난 3월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행동할 것을 결의하는 ‘한일 양국의 새로운 100년을 창조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7월29일 오카야마 시의회를 방문한 김관수 부천시의회 의장 일행이 이 미야타게 히로시 오카야마시의회 의장에게 지난해 9월 부천시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부천시와 우호도시인 오카야마 시의회에 제안한 것에 대해 “검토해 보셨냐”고 묻자 결의문을 채택한 사실을 알려줬다는 것.

오카야마시의회는 지난 2월 정례회 마지막 날인 3월19일 2010년 결의안 제1호로 안건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나 이 사실을 부천시의회에는 통보하지 않아 부천시의회에서는 이를 모르고 있었다.

부천시의회는 앞서 지난해 9월 “한일병합 100년에 되는 시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우호도시인 가와사키와 오카야마 시의회에서도 이 문제에 나서달라”라는 결의안을 채택해 오카야마시의회 촉구한 바 있다.

오카야마시의회는 ‘한일 양국의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결의’에서 “일본과 한반도는 고대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고대에 있어서 일본의 기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대륙의 문화, 종교, 기술, 정치기강 등 한반도를 통하여 전해져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이후 일본과 한반도는 관민이 함께 여러 가지 교류를 해왔다”고 했다.

이어 “근대에 들어서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서양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제일의 가치로 둔 일본은 1910년 8월 한국을 병합하게 되고, 그후 전쟁이 가져온 상처는 지금도 치료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역사적 경과 중 일본정부는 1993년 8월, 당시 가와노 요헤이 내각 관방장관이 ‘종군 위안부로서 수많은 고통을 경험하고, 몸과 마음에 치료할 수 없는 상처가 남은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전하며, 이런 마음을 일본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 계속 검토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했으며 이후 정부가 그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오카야마시의회는 “2007년 7월에는 미국 하원이 ‘일본군이 여성을 강제적으로 성노예로 삼은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하도록 일본정부에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한데 이어, 네덜란드, 캐나다, EU의회 등에서도 동종의 결의가 채택됐고, 2009년 7월에는 UN의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체결국이 위안부 문제의 영구적 해결을 위한 방책을 내는 노력을 시급히 시행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고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한 각국의 결의문 채택 사실을 담았다.

특히 “한국병합 100년이 되는 해에 한일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야 하는 시기로 정해 지금까지 오카야마시에서 계속해온 민관과 우호교류도시와의 교류를 통하여 서로 우호의 고리를 한층 더 강하게 하고, 동시에 과거의 역사와 그것에 이어져 있는 현재의 과제를 다시 보고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다음 세대에 살릴 것과 위안부 문제 해결 등 현재에 남은 과제들의 해결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을 결의하고 행동한다”고 밝혔다.

이 결의문 안건 제안자는 하나오카 가오루(花岡　薫) 의원 등 7명으로, 결의문을 건네 준 여성의원들도 제안자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또 제안자에는 모든 회파(會派ㆍ우리의 교섭단체 비슷한 성격)가 골고루 참여하고 있었으며 결의안과 관련하여 집회를 하고 있을 가와사키에도 전화로 이 소식을 전한 사실을 확인한 김관수 의장 등 부천시의원 일행은 환영 만찬 행사장에서 온통 결의안이 화제가 돼 “나루호도(なるほど, 과연, 역시라는 뜻의 일본어 감탄사)”라는 말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편 현재 일본 내에서는 오카야마시를 포함한 29개 지방의회가 이와 유사한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가와사키 시의회에서도 결의문 채택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수 의장은 “지방의회 간 교류가 큰 성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 90만 부천시민과 함께 기쁘게 생각한다”며 “강제 합병 10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결의문인데 자칫 그냥 지나칠 뻔했던 중요한 성과를 얼굴을 마주한 방문 외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