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한나라당 김문수 전 의원(현 경지지사)이 닦아놓은 소사구의 10년 아성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가 각개전투로는 넘기 힘든 고지였다. 제대로 된 승부를 하려면 두 당이 합친 후보가 나와야만 가능한 승부였다.
26일 치러진 부천 소사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차명진(46) 후보는 1만8천549표를 획득해 48.0%의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30.3%(1만1천712표)를 얻는 그친 열린우리당 김만수(42) 후보를 6천837표 차로 누르고 ‘리틀 김문수’의 역할을 하게 됐다.
17대 총선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두번째 도전에 나선 열린우리당 김만수 후보는 선거전 중반 이후 한나라당의 수해 골프 파문이라는 호재를 만났으나 결국 한나라당의 높은 당 지지도와 탄탄한 지역기반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6대 총선과 17대 총선에 이어 세번째 도전에 나선 민주당 조영상(45) 후보는 김만수 후보 못지않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낮은 당 지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17.8%(6천860표)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3‘3전4기’의 정치적 기회가 주어질 것인가는 불투명해 정치적인 기로에 서게 됐다.
이날 투표 결과를 놓고 볼때 열린우리당 김만수 후보와 민주당 조영상 후보가 획득한 표를 합칠 경우 1만8천572표로 한나라당 차명진 후보가 획득한 표에 23표 앞서 두당에 합친 단일후보가 나설 때 박빙의 승부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 것도 눈길을 끌게 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나선 박종찬 후보는 2.9%(1천110표)를 얻는데 그쳤고, 국민중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길영수 후보는 불과 1%(386표)의 낮은 특표율로 체면을 구기며 두 후보 모두 혹독한 정치 데뷔전을 치뤄야 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후보측은 선거전에 돌일하기 전부터 치밀하고 정확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높은 지지율이 형성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선거전을 이끌었고, 선거전 중반 터져나온 ‘수해 골프’ 파문에 한때 긴장하기도 했으나 마지막 주말유세전에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에 이어 선거일은 이틀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뉴타운 지원유세를 통해 사실상 유리한 선거전에서의 굳히기를 마무리했다.
선거당일 낮은 투표율에 적지않은 신경을 쓰기도 했으나 오전시간대 투표 참여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임을 확인하고 선거사무실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한나라당 차명진 후보의 승리 뒤에는 손학규·김문수 전·현직 경기지사,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대중적 지지를 받는 든든한 원군이 버티고 있었던 것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여기에다 차명진 후보는 낙하산 공천이라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사구 유권자들을 상전처럼 생각하고 머슴된 자세를 잃지 않겠다”며 몸을 낮춘 특유의 겸손함으로 어려운 서민들에게 달려가 손을 덥석 잡고 공영차고지 건설반대 집단민원 해결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민심을 얻는 노력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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