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13일 ‘제164회 부천시의회 정례회 파행’과 관련, 민주당 소속 김관수 의장과 변채옥 기획재정위원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향후 어떠한 의사일정이나 여타 회의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편성된 예산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 토론과 합의하에 삭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예결위에서 되살라고, 수정 보완이 필요한 일부 조례안도 다수의 힘으로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 제6대 시의회 초기부터 집행부의 철저한 들러리 시녀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이에 앞서 제164회 부천시의회 정례회(9월1~10일)에서 다룬 제2회 추경예산안과 일부 조례안 가운데 동시 상정돼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되살린 점을 지적하며 지난 10일 열릴 예정이던 제2차 본회의에서 소속 의원 12명 전원이 본회의원 등원을 거부하면서 11시간여 동안 파행을 겪다가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야3당 단독으로 상정된 안건을 일괄 처리했다.

이처럼 6대 부천시의회가 출범 초기부터 여야 의원들간 극한 대립을 보이는 것은 ‘여소 야대’ 의석 분포도 인해 민주당 소속 김만수 시장이 이끄는 민선 5기 부천시정에 대한 견제와 협력이란 상당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6.2 지방선거로 출범한 제6대 부천시의회의는 29석 가운데 민주당 14석, 한나라당 12석, 민주노동당 2석, 국민참여당 1석을 각각 차지해 선거과정에서 야권 단일화로 공조체제를 형성한 야3당이 과반수가 넘는 17석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도 여야 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직전 시의회인 5대 부천시의회에서는 30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인 18석, 민주당이 12석의 ‘여대 야소’로 한나라당 소속 민선 4기 부천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특위에서 되살아난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는 점에서, 여야 시의원 간 예산안 및 안건 처리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에 따른 파행은 결국 민선 시장이 어느 정당에 속하느냐에 따라 입장을 달리 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5대와 6대 시의회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