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부천 소사구)은 17일 성폭력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피해 사실 진술 최소화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수사 과정은 물론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 아동ㆍ청소년이 배려를 받도록 명시했으며,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없는 증인 심문을 금지토록 하고, 제도가 있으나 현장 활용이 전무한 증거보전 특례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증거보전 청구권자를 현행 ‘피해자 및 법정대리인’에서 ‘경찰’까지 확대토록 해 반복 진술에 따른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개정안은 또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피해사실 진술내용과 조사 과정을 원칙적으로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ㆍ보전토록 하는 한편, 녹화 중 별도의 조서 작성을 금지토록 했다.

이는 대다수 성폭력 범죄사건에 있어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진술 녹화제도에 의해 영상 녹화되고 있으나, 진술 조서와의 병행 관행으로 인해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비언어적 단서를 놓치거나 조사의 흐름을 방해하는 결과로 나타나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은 또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성폭력 피해 아동ㆍ청소년 조사시 허용하고 있는 신뢰관계자의 동석 규정과 관련해서도 해당 사건과 관련이 있는 때에는 동석을 제한토록 해 최근 친족 성폭력 사건 등에서 드러나고 있는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동석 규정의 오용 사례를 막도록 했다.

보호자와 가해자가 이익관계에 있거나 보호자가 사건을 은폐하고자 하는 명백한 동기를 갖고 있는 경우에까지 단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동석 규정이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은 또한 신속하고 폭넓은 의료지원을 위해 성폭력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의료지원 요청권자를 현행 ‘상담소, 보호시설 또는 통합지원센터의 장’에서 ‘본인, 가족, 친지’로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8월3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사항을 정리해 마련한 것이다.

김상희 의원은 “성폭력 범죄의 피해 아동ㆍ청소년들이 수사는 물론 재판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치르는 동안 기억조차 하기 싫은 피해사실 진술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한다”면서 “피해사실 만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아동ㆍ청소년들의 2차 피해 최소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수사기관 및 재판기관의 관행 및 행정 편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성폭력 범죄 피해 아동ㆍ청소년의 치료와 보호”라며 “궁극적으로는 피해 아동ㆍ청소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문성 있는 전담수사제도 및 전담재판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