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식판를 세척하면서 ‘구정물’을 방불케 하는 물로 세척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학교급식 환경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이상훈 의원(민주당ㆍ부천 제1선거구ㆍ사진)은 24일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급식 현장에서 식판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고 교육청에 개선을 요구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도내 한 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식판 세척과정을 촬영한 것으로, 식판 세척 첫 단계로 물에 담궈 불린 뒤 에벌세척하는 단계에서 구정물 같은 혼탁한 물에 식판를 담궜다가 대충 닦은 뒤 식기세척기에 넣어 세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식판 세척을 위해 세제가 풀어진 물을 자주 교체를 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아 구정물통에 넣었다가 식판의 5개 자리 중 한 두 곳만 대충 닦는 애벌세척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세척이 아니라, 거의 청소 수준으로, 식판 한 곳도 안 닦고 식판 챙기기에 급급하고 식판을 쌓아 압력세척을 하는 기계에 집어 넣는다”면서 “한 곳만 이런 줄 알고 여러 학교를 방문해 보았는데 상황은 유사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식판 세척을 위해 매일 3종류 세제(애벌세제, 식기세척기, 린스 등)가 사용된다”면서 “보건복지부 고시에는 식기세척기 2종, 3종을 사용한 후에는 식판은 음용가능한 물로 씻어야 한다고 돼 있는데, 그렇게 하는 학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를 도교육청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 의원은 심지어 “조리사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식판과 컵은 따로 관리한다’고 답했다”며 학생들의 식판 세척과정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식판 잔류 세제에 대해 검토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고, 도교육청에서는 2008년과 올해 표본 조사를 했는데,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에서 표본조사한 학교는 수원시 초등 2개교, 중학 2개교, 고교 2개교에 불과했다.

그는 타 기관(전북, 서울)에서 의뢰해 수원대 청정화학공정제품 연구실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시행한 검사결과를 제시하면서 “염색 공정과 폐수 처리에 사용되는 트리 이소프로필 페닐 포스핀, 공업용인 거품제거제 펜타 트리 아코타놀, 기름성분 용해제 및 공업용 세제인 피라세탐과 테트라 옥싸싸이클로 트리데칸 등이 소독 건조된 식기에서 검출됐다”며 “이 성분들은 소량이라도 인체에 유해해 세제 사용량의 감소와 유해 성분의 세제 사용을 금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는 분석이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교육청에서는 간이검사를 도입하는 방식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현재 화공세제(가성소다)를 사용하고 있는데, 천연세제를 사용하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상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초ㆍ중ㆍ고교 등 공공기관에서 구매하는 품목 중 친환경 상품이 있는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고 매년 기관별 친환경 상품 구매계획과 실적 공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세제 교체시 예산문제를 많이 거론하는 만큼 각 학교의 천연세제 보급을 위한 예산이 각 학교별로 한 달에 50만~60만원 정도이므로 교육청 예산 수립시 꼭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구정물 식판 세척 동영상과는 달리, 린스 제거를 위해 자동세척과정을 거쳐 식판 세척을 하는 부천의 한 초등학교를 동영상으로 소개하면서 “자동식기세척기 구조개선 방안으로 마지막 린스 구간 이외에 별도 헹굼장치를 두어 잔류물질이 남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