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10일 기사를 12월17일 업데이트돼 추가로 수정 보완된 최종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

새해(2011년) 새해 부천시 살림살이를 확정하는 예산안에 대한 종합심사를 벌인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위원장 선출문제를 놓고 엇박자를 보이면서 급기야는 3개 상임위원회 별로 예결위원 선임 관행이 자치법규 위배 여부에 대한 법리 해석 논란으로 법원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부천시의회(의장 김관수ㆍ민주당)는 지난 10일 오전 제166회 2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한 차례 정회하는 논란 끝에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올해 제3회 추경예산안 등을 종합심사 하게 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를 구성했다.

이날 예결특위 구성은 지난달 22일 개회된 제166회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구성키로 했으나 위원장 선출문제를 놓고 예결특위 구성 전에 위원장 사전 선임설 등이 불거지면서 한나라당 예결위원 4명 중 3명(장완희, 원종태, 원정은)이 강력 반발, 구성에 실패해 각 상임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한 예비심사 및 계수조정이 끝난 다음에 뒤늦게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구성된 예결특위는 기획재정ㆍ행정복지ㆍ건설교통 등 3개 상임위에서 당초 예결위원으로 추천된 9명(민주당 4명, 한나라당 4명, 국민참여당 1명) 가운데 기획재정위 원정은 의원(한나라당)이 구성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예결위원 사퇴 의사를 밝혀 민주노동당 김인숙 의원이 대신 참여했다.

이에 따라 예결특위는 기획재정위에서 강동구ㆍ이진연(이상 민주당)ㆍ김인숙(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행정복지위에서 원종태ㆍ장완희(이상 한나라당)ㆍ한혜경(국민참여당 비례대표), 건설교통위에서 김문호ㆍ강병일(이상 민주당)ㆍ박노설(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예결위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장완희, 원종태 의원이 지난달 22일 예결특위 구성에 실패하는 과정에서 다수당에 의한 예결위원장 사전 선임설에 따른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예결위원을 사퇴한 원정은 의원과 장완희, 원종태 의원은 “예결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도 개인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이번 예결특위 구성은 ‘부천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위배되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의장 직무집행정치 가처분신청’ 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제6대 부천시의회에서는 역대 시의회에서 본예산 및 추경예산안을 종합심사하기 위해 예결특위를 구성하면서 기획재정, 행정복지, 건설교통 등 3개 상임위 소속 의원 3명씩 각 회기 별로 순서에 의해 참여하는 ‘관행’에 대한 법규 해석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보다 명확하게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개정된 부천시 자치법규 ‘부천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제9조(위원의 선임) 3항에는 ‘특별위원회의 위원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상임위원 중에서 본회의 의결로 선임한다. 다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상임위원회 위원수의 비율에 따라 선임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제1항은 ‘상임위원은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과 의장의 추천으로 본회의 의결로 선임’하고 제2항은 ‘어느 교섭단체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의원의 상임위원 선임은 해당 의원의 의견을 들어 의장이 이를 행한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 예결위원 사퇴 및 불참 의사를 이미 밝혔다는 점을 거듭 밝힌 원정은, 장완희, 원종태 의원은 “예결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데다, 이번 예결특위 구성 절차는 부천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 관련 조례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원정은 의원은 의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과 관련, “변호사의 법리해석을 받았고, 예결특위원은 상임위 위원수의 비율에 따라 선임한다는 조항은 단순히 숫자에 대한 규정일 뿐”이라며 “개인 의사를 무시하고 예결특위 구성에 따른 절차자의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예산안 처리에 따른 불만으로 인한 여야간 견해 차이로 비춰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완희, 원종태 의원 역시 “이미 예결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예결특위 구성이 조례에 규정된 원내교섭단체 요건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이번 예결특위 구성은 절차를 무시하고 의장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어서 예결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본회의 의결을 거친 예결특위 구성 절차상의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진 가운데, 지난 13~15일까지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종합 심사할 예결특위는 한나라당에서는 5선의 박노설 의원만 참여해 민주당 4명, 민주노동당 1명, 국민참여당 1명 등 7명이 예결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다행히 예결특위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커다란 이견을 보이지 않은 채 예산안에 대한 최종 계소조정을 거쳐 17일 열린 본회의에서 의결, 확정됐다.

하지만, 이번 예결특위 구성이 파행을 겪은 것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그동안 관행에 따라 3명씩 추천된 9명의 예결위원이 순서에 따라 이번에는 행정복지에서 예결위원으로 참여하는 의원 몫으로 예결위원들이 논의 과정을 거쳐 합의 또는 표결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논의가 있기도 전에 다수당인 민주당에 의한 사전 위원장 선임설이 흘러나오면서 그 단초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행정복지위에서 예결위원으로 참여한 한나라당 초선 의원 3명이 예결특위 구성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예결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후 5선 박노설 의원이 당대표에서 물러나 공석인 한나라당에서는 같은 5선의 서강진 행정복지위원장이 민주당 한선재 당대표와 김관수 의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예결특위의 원만한 구성을 위한 협의 제안을 했으나 한나라당의 당대표 부재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상임위별 3명의 예결위원의 로테이션 선임 관행 및 예결위원장 사전 선임설은 의회 내부 논의과정에서 흘러 나왔고, 그 배경이 무엇이었는지는 의회 내 복잡한 역학구도상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꼬이게 됐는지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번 예결특위 구성 절차에 따른 논란은 이들 3명의 의원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6대 시의회 출범이후 시집행부에서 올라온 주요 안건 및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데다, 절반이 훨씬 넘는 18명의 초선의원 중 8명이 포진한 한나라당의 경우 재선 이상은 4명에 불과해 의견 조율에 따른 내부 진통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민선시장이 어느 정당에 속해 돼 있고, 동시에 출범하는 지방의회의 여야 의석 수에 따라 시정에 대한 협조 및 비협조로 양분돼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부천시의회의 각종 예산안 및 주요 안건 처리과정에서 역력히 드러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제도적으로 고착화된 정치 구조적인 문제로 귀착되고 있다.

더구나 6.2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한 지 6개월째로 접어든 제6대 부천시의회가 회기가 열릴 때마다 빚어지고 있는 파행 운영의 늪에서 빠져나오는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고 있는 정치 일정만 해도 2012년 4월 19대 총선 및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시의회 내 여야 의원들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활한 상임위 이번 예결특위 구성에 따라 절차상 문제로 인해 새삼 주목받게 된 부천시 자치법규 ‘부천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규정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29석의 부천시의회가 14석의 민주당, 12석의 한나라당, 3석의 진보개혁연대(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으로 구성된 3당 교섭단체를 인정하고, 당대표를 중심으로 소속 의원들의 목소리를 집약해 쟁점 사안을 조율해 적어도 본회의장에서의 원활한 회의 진행은 물론 시민을 위해 시집행부에서 올라온 주요 안건을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관수 의장 역시 소속 정당을 떠나 의회 운영을 이끌도록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역시 숫적 열세로 인해 예산안 심사에서도 표결 처리시 결과가 불보듯 뻔한 것 아니냐는 불만 표출만 하기 보다는 꼭 반영해야 할 예산과 삭감할 예산에 대한 이유를 충분히 밝혀주는 예산안 심사는 시의원으로서의 의무인 동시에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제6대 부천시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새해 부천시 살림살이를 확정하는 예산안 종합심사를 벌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한나라당 예결위원 2명이 불참한 가운데 예산안 심사가 이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