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2ㆍ단국대)이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처음으로 이겼다.

박태환은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조지 F. 헤인즈 국제수영센터에서 열린 산타클라라 그랑프리 국제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92로 터치패드를 찍어 펠프스(49초61)와 그레엄 무어(49초70ㆍ미국)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다음달 24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11 FINA(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실전 감각 점검을 위해 7개월만인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특히 박태환은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100m에서 우승하며 지난 5개월간의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한껏 끌어올린 스피드를 유감없이 발휘해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태환은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에만 출전할 계획이다.

박태환은 이날 남자 자유형 100ｍ 예선 50초00으로 5조 1위, 전체 2위로 9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고 펠프스는 50초60으로 전체 7위로 결승에 올랐으며, 무어는 예선에서 49초60으로 전체 1위로 결승에 올랐으나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태환은 결승에서 50ｍ구간을 돌 때까지는 23초81로 무어(23초66)에 이어 2위였지만, 이후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가 48초92를 기록해 미국의 수영의 간판스타인 펠프스에 0.69 앞섰다. 박태환이 펠프스와 레이스를 펼쳐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기록보다는 실전 감각 점검에 의미를 두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측면이 강했으나,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 기록(48초70)에 불과 0.22초 뒤지는 좋은 기록을 냈다.

박태환은 이어 열린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도 3분44초99에 터치패드를 찍어 1위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박태환의 이날 자유형 400m 기록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예선 1위였던 캐나다 국가대표 라이언 코크런(4분50초05)보다 5초 넘게 앞서며 여유있게 승리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53초89로 5조 1위, 전체 4위로 결승에 올라 첫 50ｍ 구간에서는 26초31로, 호주 국가대표인 라이언 나폴레옹(26초20)보다 뒤졌지만, 곧바로 선두로 나선 뒤 독주 체제를 굳혔다.

박태환과 함께 마이클 볼(호주) 코치 밑에서 훈련해온 나폴레옹은 3분50초12로 박태환, 코크런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박태환은 19일 자유형 200ｍ와 50m에 출전하고,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개인혼영 200ｍ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