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부천시를 연고로 활동해온 여자 프로농구단 ‘신세계 쿨캣’을 해체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는 사전에 전혀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해체 통보를 받음에 따라 부천시민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부천시와 ㈜신세계는 지난 2006년 6월7일 연고지 협약을 맺으면서 ‘시민의 건전한 여가생활과 한국여자 프로농구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문화한 뒤 7년 동안 부천체육관을 홈코트로 사용해 왔으며, 부천시는 한국 여자프로농구 발전과 신세계 쿨캣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그동안 홈경기시 관중 확보 및 부천체육관 이용 편의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계는 이번 팀 해제 결정과 관련, 부천시와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팀 해체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2월 SK프로축구단이 10년간 활동해온 연고지 부천시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제주도로 이전해 부천 축구팬들의 분노를 사게 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된 것이어서 부천시로서는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 '부천SK, 연고지 제주로 이전… 부천축구팬 분노 ' 관련기사 보기>

이와 관련 김만수 시장은 17일 오후 ‘신세계쿨캣 여자농구단 일방적 해체’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하고 “㈜주식회사 신세계는 사회발전의 책임을 다하고 고객의 행복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이번 결정은 기업의 경영이념에 반하며 기업의 윤리와 책임을 저버린 행위”이라고 지적했다.

김만수 시장은 “그동안 신세계쿨캣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이용한 경기 홍보를 진행했고, 전용 체육관(부천체육관) 이용 편의를 적극 지원했는데도 아무런 협의 절차없이 팀 해제를 결정한 것은 부천시민을 무시한 무책임한 횡포”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시장은 또 “우리나라 체육발전을 위해 대기업이 비인기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로, 현대사회의 기업은 이윤을 추구함과 동시에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와 투자 대비 기업홍보 효과가 떨어진다고 농구단 해체를 결정한 것은 커다란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이어 “여자농구단 운영에 기업 차원의 투자와 선수 양성을 위한 노력을 했는가를 묻고 싶다”며 “창단 초기에는 농구단 운영에 적극적 투자를 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여름리그와 겨울리그에서 우승을 했으며, 이후 구단의 소극적 투자로 인해 6개 구단 중 하위권에 머물렀고, 그 이유는 주축 선수의 방출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으며 기업이나 스포츠도 투자 없이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부천시는 90만 부천시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어기고, 일방적인 해체를 결정한 신세계의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의 부천 신세계쿨캣 농구단 해체 결정은 부천시 체육 관련 단체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체육회는 가맹 경기단체장 회의를 통해 여자농구단 일방적 해체에 따른 신세계구단 항의 방문을 하기로 했고, 부천생활체육회에서도 연합회장단 긴급회의를 통해 성명서 발표 및 ‘이마트 불매 운동’ 등 여러 가지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부천시체육회 관계자는 “금융권 농구단 속에서 신세계 농구단의 경쟁력이 없어서 해체한다는 것은 명목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농구단 운영에 인색한 투자로 성적이 좋지 않아 해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세계 측의 이번 결정을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