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 원미구 상동 소재 실내스키장과 골프연습장, 워터파크와 스파, 휘트니스클럽 등을 갖춘 종합 레저스포츠시설인 ‘타이거월드(Tiger World)’의 건물ㆍ토지 등을 최근 한국자산신탁의 공매를 통해 2천210억원에 낙찰받은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앤알이 같은 계열사인 극동건설 등 타이거월드 채권자들이 경매로 내놓은 골프ㆍ헬스ㆍ스키 장비와 컴퓨터, 책상 등 타이거월드의 동산 일체를 10억여원에 낙찰받은 뒤 전격적으로 시설물 접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에 본격 나서면서 현재 시설물 운영 및 관리를 해오고 있는 타이거월드(구 이도랜드) 측과 격렬한 충돌을 벌이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태성티앤알은 4일 오후 1시부터 100여명의 용역직원을 동원해 타이거월드를 전격 점거하고 모든 출입문을 걸어 잠궜으며, 이에 맞서 타이거월드(구 이도랜드)측 직원 100여명도 이 시각 현재(9시30분) 건물 밖에서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규탄대회를 열며 대치하고 있다.

타이거월드는 이날 시설 보수 등을 이유로 골프 연습장과 스키장, 워터파크, 스파, 휘트니스센터 등 모든 시설을 휴장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인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경우 5천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이용 불편에 따른 집단민원도 우려되고 있다.

◆경영권 확보 수순= 지난 5월말 설립된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앤알은 지난 8월말 타이거월드의 부지와 건물 등을 낙찰받은 이후, 지난 추석을 전후해서는 부천시청 간부들과 타이거월드 일반 직원들에게 편지 및 이메일을 통해 부동산 공매 경매 경위와 경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경영권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시설 운영사인 타이거월드와의 법인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서 법원에 건물ㆍ토지에 대한 등기신청을 냈다.

태성티앤알과 타이거월드 측은 법인 인수를 전제로 자산 실사작업을 벌였으나 우발 부채 인정 등의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자, 태성티앤알 측에서 시설 영업에 필요한 인허가 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직접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이날 오후 용역들을 동원해 시설물 인수에 전격 나서 모든 출입문을 걸어 잠궈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타이거월드 측은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건물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며 강력 항의하며 대치하고 있다.

태성티앤알의 이날 타이거월드에 대한 시설물 인수는 건물ㆍ토지 등을 낙찰받으면서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타이거월드 측이 운영권을 내주지 않을 경우 건물ㆍ토지 소유권은 태성티앤알이, 사업 및 영업권은 타이거월드가 갖게 되는 ‘한 지붕 다른 가족의 불편한 동거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관계로 운영상에 불협화음이 표출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테성티앤알은 타이거월드 측이 시설 운영을 계속할 경우 법원에 영업정지 가처분신청 및 명도 소송을 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견돼 왔다.

타이거월드가 이같은 복잡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은 시행사인 이도랜드에서 웅진그룹의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공사비 지불 및 파이낸싱(PF) 대출금 지급 보증에 대한 채무(2천300억원)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비롯됐다.

극동건설은 2005년 이도랜드에 550억원을 시작으로 모두 1천3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고, 타이거월드 관련 공사비와 운영자금 명목으로 850억원에 이르는 미수 채권을 떠안은 상태에서 지난 6월 이도랜드의 대출원금(1천300억원)를 대위 변제해 채권을 취득했고 유동화 회사인 태성티앤알이 이 채권을 인수했다.

이에 앞서 타이거월드 파이낸싱(PF) 대주단은 2007년 11월 이도랜드와 1천30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으나, 이도랜드는 지난 1월 만기 도래한 70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고, 나머지 대출금 6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 지난달까지 상환 시기를 연장한 바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태성티앤알 측은 타이거월드의 건물ㆍ토지 등을 낙찰받은 것에 대해 채권 보전 및 채권 행사목적으로 공매에 입찰해 낙찰받은 것인 만큼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이 아니며, 타이거월드 경영진이 2년간 900억원의 적자를 내 더이상 경영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타이거월드를 인수해 경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에 맞서 이도랜드 측은 타이거월드 운영 초기에 발생한 적자는 건물 임차보증금 환불에 따른 특수요인이 있었으며, 우호 세력 규합과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사업(영업)권에 대한 적극적 방어를 위한 자구 노력을 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