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 원미구 상동 소재 실내스키장과 골프연습장ㆍ워터파크ㆍ스파ㆍ휘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종합 레저스포츠시설인 ‘타이거월드(Tiger World)’의 건물ㆍ토지 등을 2천210억원에 낙찰받은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앤알(대표 백승암)이 골프ㆍ헬스ㆍ스키 장비와 컴퓨터, 책상 등 타이거월드의 10억여원에 달하는 동산까지 낙찰받은 직후인 지난 4일 용역직원 150여명을 동원해 타이거월드의 모든 시설물을 전격 접수하고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는 바람에 이틀째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맞서 ㈜타이거월드(대표 류종리ㆍ구 이도랜드) 직원 80여명은 건물 밖에서 웅진그룹 측이 명도소송을 통해 점유 자산을 인도받지 않고 용역을 동원한 것은 ‘불법 강제 점거’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대표자들은 이번 타이거월드 시설물 점거를 둘러싸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원활한 시설물 인수인계에 대한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타이거월드의 정상 운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 측의 전격적인 타이거월드 시설물 점거가 인수작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선수(先手)이냐, 악수(惡手)이냐’는 이번 주말 사이로 양측 대표자간 물밑 협상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엔알이 타이거월드의 인수작업에 나선 것은 지난 5월부터 ㈜타이거월드(대표이사 류종리ㆍ옛 법인 이도랜드ㆍ회장 도규영)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본격화 됐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앞서 국내 M&A(인수ㆍ합병) 시장에서 3천500억원 내외로 평가받던 극동건설㈜을 웅진그룹에서 지난 2007년 6월 미국계 펀드회사인 론스타로부터 인수하면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타이거월드 측은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타이거월드의 시행사인 이도랜드에서 시공사인 극동건설에 지급하지 못한 공사비 1천300억원을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대출받았으나 상환하지 못하면서, 웅진그룹 측은 계열사인 ㈜태성티앤알을 통해 극동건설의 채무을 인수받아 대위변제한 뒤 한국자산신탁이 공매로 내놓은 타이거월드의 토지와 건물 등을 두차례 유찰 끝에 지난 8월24일 2천210억원에 낙찰받으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태성티앤알은 이어, 타이거월드의 모든 사무집기 등에 대한 동산을 10억여원에 낙찰받은 지난 4일 타이거월드 임직원들이 워크샵을 위해 건물을 비운 사이에 법원 집행관을 앞세워 문을 열고 들어가 용역 직원들을 전격 투입해 시설물 점거를 끝마쳤다.

이에 앞서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앤알과 ㈜타이거월드 간에는 지난달 원활한 법인 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작성해 교환하고 웅진 측에서 열흘간에 걸친 실사를 벌인 뒤 최종 제안서에서 타이거월드 측이 제시한 법인 인수금액 12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37억원을 제시해 법인 인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웅진그룹 측의 타이거월드 인수작업은 ㈜타이거월드 경영진간에 법인 인수에 따른 합의 금액에 대한 조율만 남겨둔 상태여서 다소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당분간 시설물 소유와 사업(영업)권을 분리해 운영하면서 인수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된 이후 웅진그룹 측의 타이거월드 시설물 인수 및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작업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공매를 통해 낙찰받은 타이거월드의 토지 및 건물 2천210억원에 대한 공매 잔금을 지난달 26일 납부한데 이어, 법인 등기를 완료해 타이거월드 측과의 법인 인수 협상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동산까지 낙찰받자마자 시설물 강제 점거에 나선 것이다.

웅진그룹 계열사 태성티앤알은 이틀째 타이거월드의 모든 출입문을 봉쇄하고 시설물 운영 중단 및 출입 통제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건물 밖으로 내몰린 타이거월드 임직원 80여명이 불법 점거라며 철야 항의 농성을 벌이는 다급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한 가운데 막판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