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FC 서포터스 ‘헤르메스’와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3월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열리는 한국 대 앙골라전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연고 이전 반대 항의표시로 “검은 티셔츠를 입고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 서포터스 ‘헤르메스’는 “지난 14일 프로축구연맹과 SK본사 앞 거리집회에 이어 상암경기장에서 연고 이전 반대비상대책위원회와 붉은악마 결정사항에 따라 열심히 응원을 하는 한편, 중간 중간 평화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르메스’는 “부천 서포터는 이번 앙골라전에 가장 많은 표를 신청했으며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정정당당하게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 앞에 나서서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헤르메스’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한때의 행동이 자칫 부천 서포터를 폭력단체로 규정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면서 “평화적으로 연고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자”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헤르메스’는 “축구팬들은 지역연고제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한다”면서 “감정적인 행동보다 이성적인 행동으로 대의를 위해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헤르메스’는 이날 앙골라전에서 검은 티셔츠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붉은악마 “10년간 응원한 지역축구팬 순식간 떠나며
거짓말로 상처를 준 기업들, 축구판에서 퇴출시켜야”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3월1일 앙골라전과 관련,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고 이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되, 연고 이전 관련 구호나 노래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망치는 연고 이전 자체에 대한 목소리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경기장을 찾는 회원 및 축구팬 여러분께 한국축구의 위기상황에 대한 경각심의 표시로 검은 티셔츠를 착용해 지역 연고제의 중요성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고 “전번전에만 검은옷을 입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붉은악마’는 “모든 목소리는 평화적으로 전달되며, 폭력적인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비상식적인 개인의 돌발행동은 반대하며 오직 한마음된 목소리를 통해 의사표현을 할 것”을 거듭 부탁하고 “폭력 사태 발생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붉은악마’는 “ 연고 이전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많은 우려와 질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굳이 이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붉은악마는 월드컵을 신나게 즐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축구의 뿌리가 되는 K리그의 경쟁력 약화와 이를 통한 한국축구의 퇴보를 눈 앞에 보면서도 마냥 월드컵을 즐길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K리그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곧 침체에 빠졌고, 2002년 4강 신화 이후 ‘CU@K리그’라는 구호도 무색하게 역시 반짝 인기 후 침체에 빠졌다”면서 “리그를 무시한 A대표팀과 일부 선수에 기댄 축구 열기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으며, ‘지역’이라는 변하지 않는 가치에 기반한 구단의 인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붉은악마’는 “실제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올해초 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우리 지역팀이기 때문에 응원을 한다’고 답한 반면, ‘특정 기업을 보고 응원한다’는 응답은 단 3%에 그쳤다”면서 “그러나 연고 이전이 자행된다면 누가 현재의 구단을 우리 지역팀으로 생각하고 응원하겠느냐”고 프로축구 구단의 연고 이전은 축구 발전을 퇴보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붉은악마’는 “2002년 4강 신화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등 천문학적 이익을 거뒀다는 것은 상식이며, 축구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짧은 전지훈련을 통한 반짝 성적과 인기가 아니라 토종 리그 활성화를 통한 기초체력 단련은 당연히 중요한 것”이라며 “지금 독일월드컵은 최대의 이슈이지만, 올해가 지나면 또 한국리그는 썰렁할 지도 모르며, 또 다음 월드컵 때 합숙이나 전지훈련을 통해 벼락치기 준비를 할지도 모르고, 언제까지 이런 반짝 열기에 만족할 순 없으며 지역연고를 기반으로 한 열정적인 리그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붉은악마’는 “지금 월드컵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하거나 합숙훈련을 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며, 리그 일정의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축구 강국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변함없이 리그를 진행하고 있고, 열정적인 리그를 통해 실력을 배양하고 리그의 우수 선수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강한 국가대표팀을 만든다”면서 “지연 연고제와 이를 통한 강하고 열정적인 리그가 중요함에도 연고 이전 사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목소리를 내고, 연고 이전을 승인한 연맹과 구단들이 존재한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붉은악마’는 “이런 이유로 붉은악마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연고 이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널리 알리고자 하며, 앞으로 이 땅에서 연고 이전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10년 동안 응원한 지역 축구팬의 곁을 순식간에 떠나며 거짓말로 상처를 준 기업들을 신성한 축구판에서 퇴출시킬 것을 건의한다”고 주장했다.

‘붉은악마’는 “지금 독일월드컵에서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중요한 축구의 가치, 그리고 한국축구의 뿌리인 국내 리그가 더욱 중요하다”며 “눈에 보이는 큰 이벤트보다 더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문제 제기를 오해없이 받아 주고, 한국축구의 밝은 미래를 위한 기나긴 문제 제기, 이제 시작일 뿐이며 또한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두 눈 뜨고 지켜보자”고 축구팬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또 ‘붉은악마’는 이날 앙골라전에서 후원사인 KTF와 공동으로 준비한 새 창작 응원곡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와 새 응원구호 ‘위 아 더 레즈(We are the Reds)’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