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태극소녀들이 연장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역대 남녀 축구를 통틀어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대표팀은 26일 오전(한국시간)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일본과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동안 3-3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태극소녀들은 1882년 한국에 축구가 처음 선보인 지 무려 128년 만에 역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던 FIFA 주관대회 첫 결승 진출 및 첫 우승이라는 최고 성적표를 올리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은 이날 결승전에서 전반 6분 이정은이 선취골을 넣어 1-0으로 앞서 갔으나, 전반 11분 나오모토 히카루에게 동점골을 허용한데 이어, 저반 17분 다나카 요코에게 역전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46분 김아름이 또다시 동점골을 터트려 전반을 2-2 동점으로 끝냈다.

후반전에 돌입한 한국은 후반 12분 가토 치카에게 또다시 역전골을 허용해 2-3으로 끌려갔으나, 후반 34분 이소담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승부를 3-3 원점을 되돌려 놓았고,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득점없이 3-3 무승부를 기록해 결국 승부는 ‘11ｍ 룰렛’인 승부차기에서 갈리게 도ㅔㅆ다.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다나카가 성공한 뒤 1번 키커로 나선 이정은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0-1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일본의 2번 키커 와다 나오코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한국의 2번 키커 여민지가 송공시켜 1-1 동점을 만든 뒤 양팀은 5번 키커까지 골을 성공시켜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일본의 6번 키커 무라마츠 도모코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기회를 잡은 한국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장슬기가 골을 성공시켜 5-4로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의 쾌거와 함께 한국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여민지(함안 대산고)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골든볼을 수상했고, 8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라 골든슈도 함께 차지해 팀 우승과 더불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이 대회 3, 4위 결정전에서는 스페인이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고, 북한은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