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박찬욱(59)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고, 배우 송강호(55) 씨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9일 새벽(현지 시각 28일 오후 8시 30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배우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로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 본상을 두 개 이상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욱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세 번째 수상 기록을 세웠다.

2004년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올드 보이’(2003)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2009년 제62회 칸 영화제에서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으면서 한국 영화인으로는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한국 영화는 지난 2003년 제57회 칸 영화제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처음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헤어질 결심’은 박해일·탕웨이이정현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성실하고 예의 바른 형사가 의문사를 조사하다가 피해자의 아내이자 용의자인 여성과 농밀한 감정을 주고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배우 송강호에게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동원·이지은(가수 아이유)·이주영이 출연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몰래 빼돌려 불법 입양을 시키려는 일당과 아기의 엄마가 뜻하지 않게 여정을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는 아기 불법 입양을 알선하는 브로커 상현을 연기했다.

한국 영화는 지난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배우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최우수 여자배우상(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10년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과 홍상수 감독이 ‘하하하’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제64회 칸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으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제78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루벤 외스트룬드 감독의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Triangle of Sadness)’에게 돌아갔다.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초호화 크루즈선이 좌초된 뒤 무인도에 남겨진 사람들이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회 계급이 정반대로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를 비꼬며 권력의 부조리를 그림 작품으로, 우디 해럴슨, 해리스 디킨슨 등이 출연했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더 스퀘어’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5년만에 다시 한 번 최고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대상은 ‘클로즈’의 루커스 돈트 감독, ‘스타즈 앳 눈’의 클레어 드니 감독이 공동 수상했고, 심사위원상은 벨기에 펠릭스 판흐루니엉 감독의 ‘에이트 마운틴’과 폴란드의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의 ‘EO’가 받았다.

시나리오상은 ‘보이 프롬 헤븐’의 타리크 살레 감독이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알리 아바시 감독의 ‘홀리 스파이더’에 출연한 이란의 배우이자 사진가로 활동하는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 히미(Zahra Amir Ebrahimi·41)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