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또다시 ‘숙적’ 일본에 완패를 당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사인컵) 최종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4회 연속 동아시아컵 우승에 도전한 한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으나 중원 싸움에서 일본에 완전히 밀리면서 후반에 내리 3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승점 6점)로 2위에 머물렀고, 개최국 일본은 2승 1무(승점 7점)로 우승을 차지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일본을 상대로 4-1-4-1 전술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공격수에 조규성, 양 날개애 나상호와 엄원상, 중원에 김진규- 권경원-권창훈, 수비형 미드필더에 권경원, 포백 수비진에 김진수- 박지수- 조유민- 김문환이 포진했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전부터 주원 싸움에서 밀리면서 일본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고, 후반전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결국 전반 4분에 소마 유키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다.

한국은 후반 11분 엄원상 대신 송민규를 투입했으나,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사키 쇼가 헤더로 추가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한국은 후반 23분 권창훈 대신 이영재, 박지수 대신 조영록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후반 27분 마치노 슈토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면서 0-3으로 무저졌고, 후반 40분에는 김진규 대신 김동현이 투입된 가운데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하면서 만회골을 넣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벤투 감독은 이날 일본전에서 지난해 3월 원정 친선경기에서 0-3으로 패했던 ‘요코하마 참사’의 설욕을 노렸지만 또다시 0-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해외파 주축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었던 관계로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꾸렸지만, 일본 역시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2003년 시작된 동아시안컵 남자부에서 최근 3회 연속(2015년, 2017년, 2019년) 및 통산 최다인 5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 4연패에 도전했지만 2위에 머물렀다. 일본이 2013년 이후 9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는 42승 23무 16패로 우위를 보였지만, 2000년대 이후 전적은 6승 7무 6패로 팽팽했다.

앞서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도 일본에 0-3으로 패했고, 이번 대회에서 0-3 완패를 당하면서 한국은 자존심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