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에서 미국 야구대표팀을 꺾고 대회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22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2023 WBC 결승전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부터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7전 전승으로 우승하며 2006년,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전승으로 우승한 것은 2013년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이며, WBC에서 2회 이상 우승한 팀은 일본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은 B조 1위로 8강에서 이탈리아를 9-3, 준결승전에서 멕시코에 6-5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에 올랐고, 미국은 C조 2위로 8강에서 베네수엘라에 9-7, 준결승전에서 쿠바를 14-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과 미국의 이날 결승전은 미국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미국은 2회초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시속 147km 직구를 때려내 좌측 담장을 넘기며 1-0으로 앞섰다.

트레이 터너는 이번 대회에서만 5개의 홈런을 터뜨려 이승엽(현 두산 감독)과 함께 WBC 단일 대회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일본은 2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서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일본 서수로는 최다인 56개 홈런을 때린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선두타자로 나서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초구 시속 148km를 통타해 솔로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일본은 1사 만루의 기회에서 라스 눗바(2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더 보태 2-1로 앞섰다.

일본은 4회말 오카모토 카즈마(27·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3-1로 달아났다.. 오카모토는 대회 2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미국은 8회초에 1점을 추격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홈런왕(46개)인 카일 슈워버(30·필라델피아 필리스)가 8회초에 등판한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구째 승부 끝에 비거리 132m짜리 우중월 홈런을 날려 2-3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일본은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를 마지막 이닝에 등판시키는 강수로 미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오타니는 시속 164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섞어 타자들을 요리했다.

오타니는 9회초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무키 베츠(31·LA다저스)로부터 병살타를 유도해 2아웃을 잡아냈고, 마지막에는 미국의 주장이자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마이크 트라우트(32·LA에인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우승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