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폐기물 전 처리시설(MBT) 신축공사 및 (가칭)무형문화제 공방거리 조성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처리 결과에 초미의 관심사가 모아진 가운데 열린 부천시의회 제134회 임시회가 긴장과 격랑의 파고를 넘나들었으나, 의외로 싱거운 분위기속에 22일 폐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회에서 지난 20일 기획재정위의 두 안건 심사를 전후해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16일 삼정동소각장 주민협의체의 오명근 의장 면담, 19일 홍건표 시장의 당면 현안 긴급 기자회견과 삼정동소각장 주민협의체의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 면담 등이 이어질 때까지만 해도 기획재정위에서 20일 다루게 될 MBT 신축공사 및 (가칭)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 안건 처리 결과에 촉각이 모아졌었다.

20일 안건 심사 결과는 두 안건 모두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져 보류 5표, 찬성 4표로, 과반수 의석(30석 중 18석)과 소속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서 다수 의석(9석 중 5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의 이탈표 1표로 인해 홍건표 시장을 비롯한 시집행부가 ‘중요 정책’임을 거듭 강조하며 시의회 통과를 위해 공을 들인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기획재정위의 보류 결정은 오는 5월 열릴 예정인 제135회 임시회에서 다시 다루어질 예정이지만, 시집행부로서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기만한 낭비적 시간이어서 시의회를 향한 냉랭한 시선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기획재정위의 보류 결정이 내려진 20일 오후 5시30분 홍건표 시장이 6급 이상 공직자들을 시청 대강당에 비상소집한 가운데 ▲오명근 의장의 인사청탁 압력설 제기와 ▲두 안건 처리결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이영우 의원(의회운영위원장), 유중혁 부의장, 한선재 기획재정위원장 등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부천시 공직자와 부천시민에게 공개 사과 요구 ▲향후 대(對) 의회 관계에 대해 ‘의회에 이해와 협조를 요청하되 빌 붙어서 쫓아다니며 밥 사고 술 사면서 일하지 말고 정정당당 공개행정에 입각해서 업무를 처리하라’고 강력 주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21일 오전 10시 속개된 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 답변에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어떤 액션이 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오명근 의장이 본회의를 속개한 이후 30분간 정회를 하고 의원 총회를 열 때까지만 해도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시의원들은 결국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의총에서는 시정질문 답변을 거부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번 임시회 회기중에 발생한 파문은 홍건표 시장과 오명근 의장간에 풀어야할 사안이라는 의견과 한나라당 소속 다수 의원들이 사실상 의회 차원의 의견 표명이나 액션을 취할 필요가 없으며, 문제를 삼은 의원 개개인 차원에서 풀어갈 개별적 대응쪽으로 대세가 기울어져 결국 유구무언(有口無言)의 무대응 방침 속에 예정된 시정질문에 대한 시집행부의 답변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는 유일한 민주당 소속 의원인 김관수 시의원이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관수 시의원은 “홍 시장이 지나친 면도 있다. 의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불쾌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공직자들이 의원들에게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하는) 특정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원들도) 자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해외 벤치마킹을 갈 때 공무원을 동행하여 경비를 부담하는 것 역시 행정력 낭비인 만큼 앞으로 상임위에서 국외 여행을 나갈 때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관계공무원들을 동행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기획재정위의 두 안건 심사결과(보류 결정)에 따른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반응은 어떨까.

직접적인 반응은 꺼려하면서도 어차피 두 안건 모두 건설교통위(MBT 신축공사)와 행정복지위(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에서 타당성 여부 등을 검토하기 때문에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켜주어도 되는 사안이 아니냐는 의견과 두 안건 중 1개 안건 정도는 본회의 상정을 통해 통과시켜주고, 나머지 안건은 추후에 다루도록 했어도 시집행부와 시의회 모두 체면 치레를 하는 것 아니었겠느냐 등의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결국 이번 기획재정위의 5대4 보류 결정은 5석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이탈표 1표가 4석의 열린우리당 의원쪽으로 넘어가면서 18석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대다수 의원들조차도 이탈표 1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이영우 시의원과 이탈표심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오명근 의장에게 냉랭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반면, 11석의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기획재정위에서도 5석에 1석이 모자라는 4석으로 모두 부결쪽에 표를 던졌어도 시집행부이 거센 비난여론에서 한걸음 비켜선 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향후 대(對) 의회관계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공개 행정으로 맞서겠다고 사실상 의장단을 향해 전면전을 선언한 홍건표 시장의 발언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를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비난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지 않은 채 시의회 기류를 들여다 보는 이른바 ‘꽃놀이 패(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손해보지 않는 패)’를 놓치고 싶지 않은 형국이다.

부천시의회가 이같은 묘한 기류에 휩싸인 가운데 홍건표 시장은 기획재정위에서 두 안건 처리 결과가 ‘둘 중 하나는 통과, 하나는 보류’가 나왔을 경우엔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홍 시장은 “그런 결과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 정책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반대를 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다만 (둘 중 하나 통과시) 대응 수위가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정동소각장 주민협의체(대표 이연리)가 이번 기획재정위의 MBT 신축공사 안건을 보류시킨 것과 관련, 오는 26일(월)부터 소각장으로 쓰레기 반입 금지 조치를 결정한 것에 대해 부천시와 부천시의회 어느 쪽에서도 대책 마련에 대한 언급에 없다는 점이다. 쓰레기 반입 금지 조치로 인한 시민 불편이 초래될 경우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홍건표 시장 시정 답변 모두 발언, 기획재정위 안건심사 정면 비판
오명근 의장 “시장님! 시장님!” 제지… 홍 시장 “정상적 모두발언”


시정질문 답변에 나선 홍건표 시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검증을 거쳐 추진하려는 MBT 신축공사 안건을 반대의견에 대한 근거자료 및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채 두차례 부결에 이어 이번에는 보류시킨 것은 부결시킨 것이나 다름없다”며 기획재정위의 MBT 안건과 (가칭)무형문화재 공방거리 조성 안건(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정략적, 개인적인 정치적 입지 확보 등을 위해 ‘보류’시킨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오명근 의장이 “시장님!, 시장님!”이라는 호칭과 함께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만 해달라”고 두차례 제지했고, 홍 시장은 “답변에 앞서 정상적인 모두 발언”이라며 ‘할 말을 다 하고’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어갔다.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 이어 보충질문에서는 유중혁 부의장이 시정질문 답변 내용을 홍건표 시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밝히며 반박한 점에 대한 유감 표명과 더불어 MBT(폐기물 전 처리시설)에 대한 연구사례 자료 및 기술적 수치 등 관계전문가 수준에서 검증해도 갑론을박이 제기될 사항을 홍 시장과의 견해차에 대한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