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날 오후, 부천 도심 한복판 구도심지역 오래된 단독주택이 즐비한 원미구 심곡1동 주택가에 처음 빌길이 닿은 골목길 공터에서 ‘파꽃’을 만났다. 허세를 부리듯 쑥쑥 자라난 텅빈 대롱으로 올라온 줄기가 세파(世波)로 인한 번뇌(煩惱)를 짊어진 듯 부처님 머리 모양처럼 피어난 ‘파꽃’이 올망졸망 피어 있다. 어릴 적 신작로(비포장 도로)를 오가며 무수히 보면서도 그저 풀처럼 지나쳤던 ‘파꽃’이 새삼스럽게 꽃으로 눈에 선연히 들어온다. 어쩌면 이 녀석이 우리를 그토록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꽃으로 비춰지기를. 그래서 ‘파꽃’의 꽃말이 ‘인내’ 였던가. ‘파꽃’을 꽃으로 보는 반가움에 너를 온전히 담는다. 너의 번뇌(煩惱)어린 줄기는 종종 식탁에서 마주하는 인연으로 너의 존재를 조금은 기억하며 웃게 될 것이다. 파하~. 2013.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