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의장 한선재) 제188회 제1차 정례회(7월1~15일)가 부천시 집행부와 2012년 회계연도 결산검사에 따른 자료제출 문제를 둘러싸고 냉랭한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천시지부(지부장 오승호)는 11일 오후 ‘공직자를 핍박하는 부천시의회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비합리적인 부천시의회의 운영과 고압적인 일부 의원의 자질에 실망을 금치 못하며, 최근 부천시 공직자에게 업무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부천시의회의 각성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는 “부천시의회는 지난 6월18일부터 7월1일까지 총 8회 120건의 자료를 집행부에 제출 일자를 무시하고 과다한 자료 요구로 부천시 공직자는 대민 업무를 방치한 채 시의원에게 불려 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 의원의 ‘지방자치법 시행령 위반 요구자료 현황’과 관련해서도 “지방자치법 시행령 38조(서류제출 요구 방법 등) 법 제40조에 따르면 ‘서류제출 요구는 늦어도 그 서류 제출일 3일 전까지 해야한다’라고 명시돼 있음에도 1회 평균 15건 요구에 제출 소요일자는 평균 1.8일 정도로 촉박하며, 공문이 아닌 구두로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는 “자료제출 부서 직원에 대한 인격적 모욕은 당사자로 하여금 공직생활의 비애를 느끼게 했다”면서 “이는 일부 시의원의 권위의식과 우월감 도취, 안하무인 행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일부 시의원의 자질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사례도 적시했다. “7월3일 시의회 기획재정위원장실에 불려간 모 직원은 장완희 의원으로부터 ‘(서류 던지며) 이름이 뭐야? 네가 팀장이야? 네가 뭔데?’ 등의 막말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개탄했다.

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는 “원활한 의정활동 지원은 공직자의 의무이고, 시민의 삶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공직자가 시의원을 존경하고 시의원이 공직자를 신뢰하여 일할 맛 나는 일터 조성을 원하며, 회기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안달인 자격 미달 시의원은 각성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는 “퇴행적 의정활동으로 시민과 공직자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주는 시의원이 공직자 위에서 군림한다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투쟁할 수밖에 없다”며 “부천시의회 의장은 작금의 행태에 대해 전 직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공무원노조 부천시지부의 부천시의회를 겨냥한 성명서 발표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갑’과 ‘을’의 관계 개선 요구와 맞물려 지방의회와 자치단체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시점에 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더구나 양 기관의 관계설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시민의 대의(代議)기관과 시민의 공복(公僕)이라는 점에서 그 초점은 해당지역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맞춰야만 할 것이다. 당리당략(黨利黨略)이나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 관계로 인한 소모적인 공방은 더 이상 발붙일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만 할 것이다.

“시의회만 열리면 부천지역사회가 시끄럽다(실제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별거 없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 나와야 할 것이다. 능수버들처럼 춤추는 여론도 문제 가운데 하나다. 좀 정제(精製)되고 절제(節制)된 여론이 형성되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자리잡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쉽기기만 하다.

다음은 공무원노동조합 부천시지부 성명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