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소사경찰서는 휴대폰을 개통해서 넘겨주면 신용등급을 올려주고 대출을 해주겠다며 건네받은 휴대폰을 업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3개월간 3천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양모(20) 씨 등 일당 5명을 검거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 등은 중고물품 거래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대출을 해주겠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에게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서 신용등급을 회복해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2대 이상 개통해서 넘겨주면 실적을 쌓아서 신용등급을 올려준 뒤에 대출을 해주겠다”며 휴대폰을 넘겨 받아서 타인 명의의 최신 휴대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최대 한도까지 소액 결제를 하고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뒤 결제일이 임박해 오면 그 전에 휴대폰을 대당 30만~50만원을 받고 신원 미상의 장물업자에게 판매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 등은 지난 3월부터 천안, 광주, 부천 등 전국을 돌며 30여회에 걸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렌트카와 대포폰, 가명을 이용해 신분을 철저히 속였고, 주범인 양씨는 전국의 수사기관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기 행각으로 14건의 지명수배(사기, 사문서 위조 등)가 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주로 부모 몰래 급전이 필요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나이가 어리고 대출 거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점을 악용했고, 실제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방법도 몰랐지만 휴대폰 개통의 대가로 10만원 가량을 건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며 대출이 성사될 것처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실제로 휴대폰을 사용하지도 않은 채 통신비, 기기 대금, 소액 결제비 등을 떠안게 됐고, 대부분 나이가 어려서 요금을 부과할 능력이 되지 않아 일부는 신용 불량자로 전락하거나 통신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휴대폰 대출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렌트를 하고 반납하지 않는 차량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들이 타고 다니는 렌트카를 확인해 공범 1명을 우선 체포했고, 달아난 주범 양씨는 통신수사와 SNS를 통해 추적해 광주 서구의 원룸촌 인근에서 또다른 피의자들과 추가 범행을 모의하던 중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파악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휴대폰을 매입한 장물업자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