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는 13일 오전 부천 중앙공원에 큼지막한 미루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뭇가지에 달린 하트 모양의 잎들이 햇살에 반짝거리며 가을바람에 연신 팔랑거린다. 2014.10.13

● 미루나무 단상(斷想)

류한여름 뙤약볕 아래 차들이 지날 때마다 뽀안 먼지가 날리던 비포장 도로인 신작로를 걸을 때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가로수로 줄 지어 서 있던 미루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이 얼마나 고맙고 시원한 지 한참 동안 앉아서 놀던 기억이 새롭다.

또한 맑은 물리 흐르는 개울가 부근은 물론 들판이나 마을 어귀에 눈에 띄지 않게 다소곳이 자리잡고 우뚝 서 있는 미루나무를 보면 파란 하늘 아래 시원스럽게 펼쳐진 고향 들녘이 떠오르고, 비포장도로인 신작로 양 옆으로 가로수로 서 있는 미루나무의 모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높이는 30m, 지름이 1m까지 자라 다른 나무에 비해 키가 커 잘 보이는 미루나무는 미루나무는 지금은 메타세콰이어를 비롯한 다른 수종에 밀려 확 줄어들어 도심에서 찾아보기가 좀 쉽지 않고, 미국에서 들여온 버드나무라는 뜻에서 미류(美柳)나무로도 불리며 가난하던 시절에 이 땅을 묵묵히 지키던 정겹고 반가운 나무다.

미루나무는 성냥개비는 만드는 재로로 쓰일 정도로 나무 재질인 연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루나무는 동요로도 친숙하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뭉게구름 흰구름은 마음씨가 좋은가 봐
솔바람이 부는 대로 어디든지 흘러 간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동요의 제목을 <미루나무>로 알고 있으나, <흰구름>이라는 오래된 외국 곡에 박목월 선생이 우리말로 노랫말을 붙인 것이다.

◇Tip- 미루나무

쌍떡잎식물 버드나무목 버드나무과의 낙엽교목으로, 미국이 원산지이며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는 뜻에서 미류(美柳)나무라고도 불렸다.

키는 30m, 지름이 1m이고 껍질이 터져서 검은빛이 도는 짙은 갈색이 된다. 작은 가지는 털이 없고 둥글며 모가 난 줄이 있다.

잎은 달걀 모양의 삼각형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이고, 양버들과 비슷하지만 가지가 옆으로 퍼지고 잎의 길이가 폭보다 길다.

미루나무와 양버들의 잡종인 이태리포플러와는 구별하기 어렵다. 겨울눈인 동아(冬芽)는 털이 없고 점성이 강하다.

꽃은 3∼4월에 피고, 열매는 5월에 익으며 종자에 털이 많다. 속성수로 생장이 빠르고 이식이 잘 되며 물에 잠겨도 뿌리가 썩지 않고 잘 자라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사라져 보기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