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종형)는 가출한 여자 청소년들에게 잠자리 제공 등을 빙자해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회사원 A(42) 씨를 구속기소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미혼인 A씨는 A씨는 2012년 1월 하순부터 2013년 3월까지 자신의 방에 머물고 있던 13살의 여자 청소년 5명 중 3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하고, 1명은 강제로 성폭행하고 1명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가출청소년들에게 부천역 인근 월세방을 잠자리로 제공하고 청소년들이 구입할 수 없는 술과 담배를 제공해 주는 등의 호의를 보여 ‘좋은 삼촌’으로 불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파렴치한 행위는 부천역에서 청소년 상담 등의 활동을 전개하는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상담,급식,쉼터 제공 등을 통하여 청소년들의 자활을 돕는 민간단체)가 아동·청소년 성범죄 신고 포상금제도를 홍보하던 중 여러 명의 여성 청소년들이 ‘좋은 삼촌’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2014년 4월에‘움직이는 청소년센터 EXIT’와 ‘십대여성인권센터’(10대 여성의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법률지원,의료지원 활동 등을 전개하는 비영리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피해자들이 비난 우려 등으로 신고를 주저하고, 피해가 지속·확산되고 있으니 가해자를 찾아 처벌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차단해 달라”며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피해사실 조사를 요청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검찰에서는 같은해 6월부터 올해 2월6일까지 사건 관계자 조사 및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지난 13일 A씨를 구속한데 이어 17일에는 구속 기소 및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이 A씨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당한 가출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데다 사회에 대한 불신도 강해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조사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폭력 전담검사가 피해자 한명 한명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직접 조사함으로써 피해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검찰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보호자의 폭력에 노출되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돼 가출한 후 의식주 해결조차 곤란을 겪는 가출 청소년들이 다수 존재하고, A씨는 부천역 일대에서 일명 ‘좋은 삼촌’으로 불리우며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가출 청소년들의 환심을 산 후 단칸방에 유인,가벼운 신체 접촉부터 시작해 점점 추행의 수위를 높여가는 행태를 보였고, 피해 청소년들은 A씨의 추행에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으나 오갈 데가 없는 처지이므로 분명하게 거부하거나 A씨의 집을 떠나지 못하고 성폭행까지 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검찰은 부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협조해 피해 청소년들에 대한 정신적인 치유 및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하고, 십대여성인권센터의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을 통해 파해 청소년들의 지원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동·청소년 성범죄 신고 포상금 제도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신고를 활성화하려는 취지이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지속적으로 성폭행당한 경우도 신고 장려할 필요가 있으므로 여성가족부에서 적극적 적용 및 필요한 경우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한편,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부천역 광장 주변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집, PC방, 모텔 등이 밀집돼 있고 대중교통이 편해 야간이면 가출 청소년 등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모여드는 대표적인 곳인데다, 가출 청소년들의 집결지에 접근해 선행을 베푸는 것처럼 가장한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기관 및 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단속하고 가해자는 엄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