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건축물의 내진비율은 건축물 수로는 4.6%, 면적으로는 36%에 해당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인 57.1%가 공동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15일 발표한 ‘지진에 대비한 경기도 내진 대책과 정책 개선’ 보고서를 통해 경기도 시추조사자료 5만2천658공을 검토해 지진 취약부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들이 지진 발생시 상대적으로 지반운동이 크게 증폭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 종합적인 정밀구역화 및 취약지역의 집중적 내진보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도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공시설물 총 5천402건의 경우 병원건축물의 59.3%, 일반건축물의 51.1%가 내진설계가 됐으며, 일반건축물 중 업무시설 33.0%가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한편, 공공건축물 중 내진설계 적용대상이 아닌 3층 미만의 건축물은 전체의 35.3%를 차지하고 있어 3층 미만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성능평가 및 내진보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도별 조사 결과, 주거시설의 내진설계비율은 공동주택 11.3%, 단독주택 45.0% 등 56.3%였으며, 구조별로는 철골철근콘크리트가 31.3%로 가장 많고 콘크리트가 0.17%로 가장 적었다.

경기도 31개 시ㆍ군 중 21개 시ㆍ군이 내진설계율 5% 미만으로, 가장 높은 오산시도 8.9%에 그쳤다. 양평군, 포천시, 여주시, 연천군의 경우 1% 내외로 내진설계 비율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도 모든 시ㆍ군에서 내진보강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도의 대피소는 총 1천488개소(실내 구호소 242개소, 옥외 대피소 1천246개소)로, 이는 전국 대피소의 약 15.6%에 해당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피소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도의 경우 전국 인구의 약 25%가 거주하고 있으므로 인구비율에 맞춰 대피소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시ㆍ군별 인구수 대비 대피소 비율이 상위 3개 지역(포천, 광명, 안성)과 하위 3개 지역(양평, 성남, 수원)이 약 15배 차이가 나는 등 편차가 크므로 거주민의 분포 현황을 고려한 대피소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의 대응방향으로 ▲경기도 내진현황에 따른 실태조사 및 내진정책 수립 ▲내진 적용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진 건축정보시스템 마련 ▲경기도 내진 및 지진재난과 관련된 조례 개선 ▲용도별ㆍ시도별 피난시스템 구축 ▲지역 현황에 맞춘 방재시설 확충 ▲도시계획 통합형 방재대책 수립 ▲시ㆍ군 연계형 도시 및 기반시설의 통합적 재난대응 모니터링 체계 구축 ▲취약지역 주민 중심 비상대응팀 구축 등을 제시했다.

남지현 연구위원은 “지진의 규모 뿐 아니라 심도, 지반 특성, 건축물의 내진 현황, 도시구조 등 다양한 인자들이 피해현황에 영향을 미치므로 경기도가 지진 안전지대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인지도가 높고 대규모 인원 수용이 가능한 학교, 공원을 중심으로 방재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천시 내진설계율 6.27%… 대피소 45곳

부천시의 총 건축물은 4만3천394개로 내진설계율은 6.27%로 경기도내 평균 내진설계율 4.64%보다는 1.63% 높았다.

부천시의 대피소는 45곳으로 이 중 실내 대피소는 68.9%, 옥외 대피소는 31.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