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부천구간의 하부공간에 대해 경기도와 건설교통부가 도로 개설계획을 추진하자 상동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제2대 부천시의회가 지난 1997년 12월20일 개회한 제57회 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을 동서간의 자유로운 교통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물류시설이 아닌 국지도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와 건설교통부, 한국도로공사에 건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에 관한 건의안'을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전만기 시의원이 발의해 동료의원 19인의 서명을 받아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건의안은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부천시를 지나는 노선 약 5.6km 구간에 대하여 상동지구를 양분하는 노선을 정하여 송내동과 상동의 일부가 부천시 권역에서 분할되는 누를 범했고, 고가도로로 계획하여 도시미관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의안에는 또 "특히 부천시 도시계획 부서의 확인에 의하면 한국도로공사는 고가도로 하부 평면부지를 화물 유통시설, 편익휴게시설 등과 수입사업을 위하여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상동지구 택지개발 후 동서간의 가로망 체계의 미흡과 고가도로 장벽으로 인한 도시 미관 및 기능 저하로 시민들로부터 많은 민원발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건의안은 "상동택지개발지구는 부천시의 자족적 도시기능 강화는 물론 세계화에 부응하는 대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택지개발을 시행하고 있어 향후 시설이 완료되면 상당한 인구 및 교통의 유·출입이 예상돼 고가도로 하부공간을 국지도로로 사용,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동선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전만기 시의원은 이 건의안 제안설명을 통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고가도로) 하부평면부지를 동서간의 자유로운 교통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물류시설이 아닌 국지도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 건교부,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에 건의코자 한다"며 "건의안을 원안대로 가결토록 해달라"고 동료 의원들에게 당부했고,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 건의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10년전(前) 부천시의회가 상동신도시가 조성되기 이전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개설에 따른 상동 호수공원과 아인스 월드 등이 인천시 부평구쪽으로 치우쳐 상동신도시가 부천시 권역에서 분할되고, 상동지구 택지개발 후 동서간의 가로망 체계의 미흡과 고가도로 장벽으로 인한 도시 미관 및 기능 저하로 시민들로부터 많은 민원발생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또한 도로공사의 하부공간에 대한 물류시설 유치 반대와 함께 국지도로(局地道路)로 사용할 것을 건의한 점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우선은 '국지도로(局地道路)'가 사전적 의미로는 '도로를 기능적 체계로 구분할 때의 맨 아래 체계로, 주택지·상업지 따위에서 직접 통행이 이루어지는 독자적인 생활도로의 기능을 갖는다'고 돼 있어 사전적 의미로 접근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97년 당시 제2대 부천시의회가 채택한 건의안에는 '동서간의 자유로운 교통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을 물류시설이 아닌 국지도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리느냐에 따라 부천시의회에서도 10년 전에 도로로 사용할 것을 경기도와 건교부에 건의한 셈이 되고 만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지금의 상황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 대해 사전적 의미로든,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서건 '국지도로(局地道路)'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시의원들은 분명 없을 것이다.

이 건의안이 채택될 당시 정기회에 출석한 시의원은 강문식, 강태영, 고의범, 김광회, 김덕균, 김동규, 김만수, 김삼중, 김상택, 김종화, 김창섭, 김철현, 김혜은, 유재구, 박노설, 박노운, 박용규, 박효열, 서강진, 안익순, 서영석(고강본), 서영석(성곡), 안창근, 안희철, 양오석, 양용석, 오세완, 윤건웅, 윤석흥, 이강진(의장), 이범관, 이영자, 이종길, 임해규, 장명진, 전덕생, 전만기, 정월남, 조성국, 최만복, 최순영, 최해영, 한병환, 한윤석 등 46명이었으며, 불출석 시의원 강신권, 김영일, 김일섭, 오명근, 최용섭 등 5명 이었다.

당시 건의안 채택시 출석했던 시의원들 중에는 10년이 지난 현재 임해규 국회의원(한나라당·원미갑)과 최순영 국회의원(민주노동당·비례대표), 유재구·박노설·서강진·오세완·한윤석 시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간 시점인 지난 19일 제5대 부천시의회는 제137회 정례회에서 ▲경기도와 건교부는 부천시민에게 소음, 분진, 교통사고 위험 등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 도로개설 추진 계획의 즉각 철회 ▲부천시는 당초 도로공사와 협약하여 사용키로 한 하부공간에 대해 이미 용역결과 확정된 시민체육시설 설치의 조속한 추진 ▲건교부는 부천시민의 행복권과 환경권을 침해하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소음, 분진 피해 저감대책 마련에 적극적이고 성의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하는 3개항을 결의하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부천구간 하부공간의 도로 개설 추진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